지수대·광수대 수사관들 나서서 조사 진행

양현석 22시간 넘는 밤샘조사…혐의에 대해선 ‘침묵’
29일 경찰에 출석한 양현석(49)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원정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양현석(49)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가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해 30일까지 22시간이 넘는 밤샘조사를 받았다. 전날 경찰조사를 받은 전 YG 소속 승리(29·본명 이승현) 조사의 두 배가 넘는 시간이다.

전날 오전 10시께 서울 중랑구 묵동에 위치한 지수대에 출석했던 양 전 대표는 30일 오전 8시 30분 께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총 22시간이 넘게 조사가 진행된 것이다.

포토라인에 선 양 전 대표는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했다. 사실관계에 대해 자세히 소명할 시간을 가졌다”고 짧게 답했다. “상습도박 혐의를 아직도 부인하냐”, “도박자금을 어떻게 마련했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양 전 대표는 전날 경찰에 출석하는 자리에서도 “사실관계에 대해서 경찰에서 자세히 설명드리도록 하겠다”라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양 전 대표는 YG엔터 소속 가수 승리 등과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 카지노에서 수차례에 걸쳐 바카라 원정도박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양 전 대표에게 적용한 혐의는 상습도박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이다.

양 전 대표는 원정도박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이른바 ‘환치기’ 방식으로 도박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환치기란 도박에서 돈을 따면 업체에 이를 돌려주고 잃었을 때는 한국으로 돌아와 한화로 이를 갚는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방식을 활용하면 고액도박을 하고도 세관의 눈을 피할 수 있다. 이는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해당하는 범죄다.

경찰은 지난 4월 FIU를 통해 양 전대표의계좌 흐름을 추적했고 13억원 상당의 수상한 자금 거래 정황을 포착한 뒤, 이를 단서로 양 전 대표의 원정도박 혐의를 수사해왔다. 양 전 대표의 원정 도박 혐의에 대해서는 환치기 외에도 ‘원정도박에 YG 미국법인 자금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함께 제기돼 있다.

한편 이날 조사가 오랜시간 이뤄진 이유는 29일 늦은 오후께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수사관들이 양 전 대표에 대한 조사에 참여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양 전 대표는 성매매 알선, 승리는 성매매 알선과 공금횡령 등 혐의로 광수대에서 수사를 받아 왔다. 지능범죄수사대 조사가 진행된 후, 광역수사대 관계자들이 이같은 혐의에 대한 질문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전 대표에 앞서 조사를 받은 가수 승리의 조사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약 10시간 가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