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4세때부터 연습생으로 생활하면서 블랙핑크의 멤버로 세계적인 가수가 됐고, 원조 아이돌 핑클의 이효리가 15년전 삼성애니콜 광고를 했던 것처럼 태국 내 최대 이동통신사 광고를 도맡고 있는 스타. 본명이 라리사 마노반인 22살 태국인 리사의 얘기다. 리사는 또다른 태국인인 2PM의 닉쿤과 갓세븐의 뱀뱀의 인기를 넘어섰다는 말을 들을 만큼 그가 출연하는 콘서트 티켓은 순식간에 매진된다. 그는 한류가 동남아 중심지인 태국에서 꽃을 피우는데 일등공신으로 활약중이다.

사실 태국이라고 하면 푸켓섬 등의 낭만을 떠올리거나 똠얌꿍, 팟타이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식을 생각하기도 한다. 작년 한해 180만명의 한국인 관광객이 태국을 찾았는데, 한국의 유투버들은 치앙마이 한달 살기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만큼 태국은 우리에게 관광과 음식의 나라로 친숙하다. 태국인들의 한국 사랑도 남다르다. 한국어를 배우는 중고등학생이 세계에서 가장 많고, 작년 아세안에서 처음 대학입시에서 포함된 한국어 시험에 4000명이 넘는 학생이 응시했다.

그러나 의외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다. 태국이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먼저, 그리고 미국에 이어 2번째로 한국전 참전을 결정했다는 점이다. 또 육해공군을 모두 파병한 4개국 중 하나이며 폭찹 고지 전투에서도 많은 태국인들이 희생된 나라다. 이러한 아픔을 같이 한 태국에 우리 정부는 참전용사들의 방한, 후손 장학금 사업 등을 통해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 9월 초에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정상으로는 7년 만에 태국을 공식 방문한다. 올해 7월 태국에선 민선정부가 들어선 이후 외국 정상의 첫 공식 방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금번 방문은 경제협력에 있어 힘찬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다.

흔히들 태국을 일본이 선점해버린 시장이라 말하곤 한다. 그러나 아세안 제2위 경제대국이며, 메콩강 유역 시장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태국은 놓쳐서는 안될 협력 대상이고, 특히 제4차 산업혁명 분야가 그러하다. 탄탄한 제조업 기반을 갖추고도 중진국에 머물러온 태국은 ‘태국 4.0’ 정책을 통해 역내 디지털 산업 기지로의 변신을 야심차게 추진하며 산업 전반에 ICT 기술을 접목해 미래 핵심산업으로 구조 개편을 진행중이다. 지금이야말로 태국과 선제적 파트너십을 구축할 절호의 기회이다.

이번 정상 방문에 맞추어 제4차 산업, 스타트업, 전기차 등 관련 15개 이상의 양해각서가 체결된다. 특히 물관리 협력 MOU는 향후 20년간 태국이 추진할 30조원 이상 규모의 물관리 프로젝트에 우리가 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는 만큼 그 의미가 작지 않다. 또한 역대 최대규모의 비즈니스 포럼과 함께 우리의 최첨단 기술을 시연할 제4차 산업혁명 쇼케이스도 개최되어 기술협력 네트워크가 탄탄히 구축될 것으로 믿는다.

최근 대내외 환경을 고려할 때 신남방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금년도 아세안 의장국인 태국과 11월말 부산에서 개최될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력도 한층 강화하여 신남방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류를 매개로 양국 젊은 세대가 손을 잡고 세계 정상 K-팝(POP) 그룹으로 우뚝 섰듯이 앞으로 양국이 긴밀한 동반자로서 상생 번영의 미래를 함께 활짝 열어나가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