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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마별 농촌 가을여행] 황새 날갯짓에 황금들판이 오고…예산은 ‘풍요로움’ 이구나
고려태조 왕건때 첫 지명 1100년의 역사
국내최대 저수지 ‘예당호 출렁다리’ 장관
‘손 맛’ 즐기는 강태공…낚시명소로 정평
삶의 무게 내려놓는 국내 6번째 ‘슬로시티’
달콤한 사과·특등급 한우등 먹거리 풍성
지난 4월 국내 최장 출렁다리가 국내 최대 저수지인 충남 예산 예당호에 개통돼 새로운 명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충남 예산은 국내에서 6번째로 슬로시티로 지정돼 ‘느림의 미학’과 더불어 자연 생태를 있는 그대로 만끽할 수 있다. (위 사진) 황새마을은 황새가 군락을 이루어 먹이를 먹거나 비상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국내 유일 생태여행지이다. 아이들과 황새 복원사업의 현장을 보며 교육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고, 가을에는 현지에서 갓 수확한 ‘황새랑 쌀’을 구매할 수 있다. [예산군청 홈페이지]

충남 예산은 고려 태조 왕건이 919년 현 지명으로 쓰기 시작해 올해로 1101년이 되는 역사도시다. 또 기름진 예당평야와 여의도 4배 가까이에 이르는 국내 최대 저수지인 예당호를 끼고 있는 풍요로운 곳으로 먹거리까지 풍부하다. 여기에 올해 또 하나의 명물인 국내 최장 길이의 ‘예당호 출렁다리’가 개통돼, 볼거리·놀거리·먹거리에서 어느 지역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수확을 앞둔 사과따기 체험을 할 수 있는 알토란사과마을을 비롯한 대흥슬로시티, 광시한우거리, 황새마을 등 곳곳에 둘러보고 체험할 곳이 숱하다보니 당일보다는 여유를 갖고 예당호 출렁다리→알토란 사과마을→대흥슬로시티(숙박)→광시한우거리→황새마을 등으로 이어지는 1박 2일 코스가 제격이다. 특히 2009년 9월 국제슬로시티연맹이 국내 여섯번째로 지정한 ‘예산 대흥 슬로시티’는 말 그대로 느림이 특화된 마을로 가족들과 하룻밤 묵으면서 스트레스를 잠시마나 내려놓을 수 있는 힐링의 공간이다.

▶330만평 예당호에 ‘국내 최장’ 출렁다리= 예산의 중심에는 내륙의 바다라고 불리는 예당호가 위치해 있다. 예산과 당진의 이름에서 따온 예당호는 국내 최대의 저수지로 330만평에 둘레가 40㎞나 된다. 강태공들에게야 이미 오래 전부터 성지같은 곳이다. 또 아름다운 하천에도 뽑혀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예당호는 그 거대한 크기에 비해 저수량은 많지않아, 깊은 곳이라고 해야 수심 10m정도나 된다.

무엇보다 무한천과 신양천이 합수해 흘러드는 저수지에는 먹이가 풍부하다. 이 때문에 붕어, 잉어, 뱀장어, 가물치, 동자개, 미꾸라지 등 담수어가 많아 낚시명소가 된지 오래다. 최고의 낚시 포인트는 버드나무 가지가 눈길을 사로잡는 동산교 부근. 이곳에서 잡은 붕어로 조린 붕어찜과 어죽은 최고의 별미로 꼽힌다.

여기에 지난 4월 6일 국내최장 402m의 예당호 출렁다리가 개통돼 흥미진진해졌다. 충남 예산군에 따르면 예당호 출렁다리 방문객은 개통 5일만에 10만명, 26일만에 50만명, 51일만에 1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139일 만에 200만명을 넘어섰다. 이처럼 단기간에 많은 관광객이 찾아온 것은 국내 최장 현수교로 부잔교가 함께 있으며 문화광장의 벽수와 폭포수, 야간경관, 황새알과 사과 조형물, 주변 조각공원 등 아기자기한 조형물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졌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예산군은 예당호와 출렁다리를 연계한 예산 관광코스 내에 4곳의 스탬프 존을 설치해 스탬프 투어를 운영하며 방문객들에게 소정의 기념품을 증정하는 등 새로운 테마여행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

▶‘알이 꽉찬 사과 주렁주렁’ 알토란 사과마을= 예산은 사과로 유명한 곳이다. 충청지역 사과소비량의 70%가량을 생산하던 곳일 만큼 사과맛도 좋다. 예산 사과는 황토에서 자라고 팔봉산을 병품삼아 일교차가 커서 단단하고 당도가 높다보니 과육이 촘촘하고 과즙이 많아 새콤달콤한 맛과 향이 일품이다. 알토란 사과마을은 농촌체험휴양마을로서 힐링과 교육적 욕구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어 가족 방문객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알토란 사과마을에는 59가구, 총 146명의 주민이 거주하면서 7개 과수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추석 전후로는 사과를 직접 수확하는 체험이 이뤄져 1인당 1만원의 체험비에 사과를 한 봉지 가져갈 수 있다. 이외에도 사과 설기떡 만들기, 사과쨈 등 다양한 먹거리를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이 연중 진행된다.

또 알토란 사과마을에서 2만평 사과밭에 6000그루의 사과나무를 재배하는 은성사과농원은 ‘관광체험형 농장 와이너리’라는 이색적인 컨셉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사과수확철에는 사과따기, 사과파이만들기 등 체험관광이 인기가 좋아 연간 3만명 이상이 찾는다.

▶‘느림의 즐거움’ 대흥슬로시티= 알토란사과마을과 황새마을의 중간쯤에 자리한 대흥은 옛 동헌부터 향교, 고택 등 문화재 85점을 보유한 마을로 지난 2009년 슬로시티로 인증 받았다. 전통과 자연 생태를 슬기롭게 보전하면서도 느림의 미학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발전과 진화를 추구해 나간다는 슬로시티 이념과 들어맞는다.

슬로시티를 산책하며 볼 수 있는 ‘배 맨 나무’는 660년 당나라 장군 소정방이 백제 부흥군을 치기 위해 대흥에 들어올 때 타고 온 배를 묶어 둔 나무라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슬로시티에서는 임존성 등을 둘러볼 수 있는 ‘느린 꼬부랑길’을 걸으며, 삶의 무게와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다. 이곳에는 매년 1만여명이 찾고 있다.

대흥 슬로시티에는 ‘느린 꼬부랑길’이라고 불리는 마을 트레킹 코스가 3개 있어 걷기 좋다. 1코스는 대흥의 옛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길로, 먼 옛날 강가에 배를 매어 놓는 나무였던 ‘배 맨 나무’, 봉수산 자연휴양림과 수목원, 대흥동헌을 둘러볼 수 있다. 2코스는 산길과 마을길이 함께 어우러져 봉수산부터 달팽이미술관, 대흥향교 등을 둘러볼 수 있으며 3코스는 논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이어진 완만한 길이다. 대흥 슬로시티에서는 단체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황토방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마을에 고택, 펜션 등 다양한 형태의 숙박 시설이 있어 하룻밤 묵어가기 좋다. 또 이곳은 조선 세종 때 실존 인물이었던 이순, 이성만 형제 의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고장이다. 매월 둘째 토요일에 는 의좋은형제공원에서 의좋은형제장터가 열린다.

▶‘금강산도 식후경’ 광시한우거리= 30여 년전부터 형성된 광시 한우마을은 예산의 특등급 한우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이 300m 도로변에 30여곳 모인 맛집 거리다. 고기를 구입하면 육회로 썰어주고 육회비빔밥이나 한우 한상차림을 판매하는 식당도 즐비하다. 정육점·식당에서는 업주 스스로 키우거나 인근에서 공급받은 신선한 1등급 암소만을 취급한다. 쫄깃하고 고소한 식감이 일품인 삽교 곱창도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유명하다. 약 400M 거리에 한우테마공원이 있어 식사 후 산책도 즐길 수 있다. 1박2일 동안 몸을 움직여가며 농촌 체험에 쏟았던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도록 배를 든든히 채울 수 있는 것이다. 또 예산전통 소갈비는 엄선된 한우를 전통방법으로 제조한 양념 육수를 부어 일정 시간 숙성시킨 후 숯불에 구워 먹는 것으로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멸종된 황새를 다시 만나는 설렘= 황새마을은 황새가 군락을 이루어 먹이를 먹거나 비상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국내 유일 생태여행지이다. 황새생태농법으로 인해 다양한 생태종이 존재하며 가을이면 금빛 벼가 넘실거리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아이들과 황새 복원사업의 현장을 보며 교육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고, 가을에는 현지에서 갓 수확한 ‘황새랑 쌀’을 구매할 수 있다.

황새는 우리에게 친숙한 새이지만 텃새 황새는 이미 지난 1971년 우리나라에서 사라졌다. 이후 러시아에서 데려온 황새 한 쌍을 인공부화 시켰으며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230여 마리의 황새가 서식하고 있다.

황새마을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황새를 방사하고 있는 기관으로 지난 2009년 문화재청에 의해 황새마을 조성 공모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예산이 선정된 이유는 황새가 거주하기 위해 필요한 깨끗한 물, 풍부한 나무, 넓은 들을 갖췄기때문이다. 마을의 대부분 논에서는 황새의 주 먹잇감이 되는 개구리와 미꾸라지, 붕어 등이 서식할 수 있도록 논에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일부 논은 아예 모를 심지 않은 무논으로 두기도 한다.

배문숙 기자/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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