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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택적 정의만 외치고 있다”…서울대에 붙은 ‘총학 반대’ 대자보

[헤럴드경제=한영훈 기자] 서울대학교 총학생회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각종 의혹을 규탄하며 두 번째 집회를 열겠다고 밝히자 이를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2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터널에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인 작성자는 “더 큰 사회적 모순은 외면한 채 '선택적 정의'를 외치고 있다”며 총학의 두 번째 집회에 반대한다고도 밝혔다.

그는 “조 후보를 향해 외치는 정의는 과연 어떤 정의냐”고 물었다. 이어 “‘우리보다 손쉽게’ 대학에 입학했고 장학금을 받았으며 의전원까지 다닌 조 후보자의 딸에 대한 우리의 분노를 두고 ‘청년 세대의 정의감’을 얘기하기에는, 우리가 못 본 체했으며 모른 체 해온, 최소한의 사회적 정의도 제대로 누려보지 못한 ‘청년들’이 너무나 많지 않냐”고 서울대 학생들에 반문했다.

작성자는 집회에서 학생들이 든 '촛불'(휴대폰 불빛)에 대해서도 "다수 청년들이 처해 있는 구조적 모순과 문제를 해결하려는 촛불인가, 아니면 우리들만큼은 나름 소소한 승리를 거둬서 학벌 타이틀을 따고 언론들의 주목도 받게 한 현 제도를 강화하기 위한 촛불인가"라며 "우리가 외치는 정의가 포용하기 위한 정의인가 아니면 더욱 철저히 배제하기 위한 정의인가"라고 재차 반문했다.

작성자는 조 후보자를 옹호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저 또한 조 후보자가 자녀 문제에 대해 보인 태도를 비판하며 철저한 반성을 촉구한다”며 조 후보를 비호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다만 “조 후보 딸의 용이했던 스펙 쌓기와 커리어 관리를 두고 우리가 차마 촛불을 들지 않을 수 없는 거악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그동안 손쉽게 참아온 거악이 너무나 많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우리가 '청년세대'의 이루 말할 수 없는 박탈감을 느껴 그것을 대변하겠다고 하기에는 그동안 우리가 모른 체하고 눈 감아 온 청년세대의 현실이 너무 많고 어둡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어떠한 학내 공론화 과정도 없이 인터넷상의 여론에 편승해 마치 그것이 전체 학생들의 여론인양 호도하고 정당화해 집회를 개최하는 총학의 결정에 분명히 반대한다"며 "정의로운 청년 대학생들이 마침내 조국이라는 거악을 몰아내고 위대한 승리를 쟁취했다는 찬사를 얻고 나면 그것으로 우리와 우리 시대의 청년들은 정말 안녕들 한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glfh20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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