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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스플레이 대형 투자 시사한 이재용…흔들림 없는 현장경영 행보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강조…QD-OLED 투자 시사?
-미중 무역분쟁, 한일 갈등 등 대외 변수 속 ‘흔들림 없는 경영’?강조
-삼성전자 29일 대법원 판결에 따른 시나리오별 대응 모색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오는 29일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삼성 그룹 전반에 긴장감이 가득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현장 경영 행보는 흔들림 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6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찾아 대형 디스플레이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시사하는 등 이 달들어서만 사업장 4곳을 잇따라 찾으며 임직원들과의 적극적인 스킨십과 리더십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그룹 총수로서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갈등 등 대외 환경 속에서 자칫 동요할 수 있는 내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쏟아지는 대내외 악재를 전자업계 글로벌 리더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으로 정면돌파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의 발로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이번 선고 결과와 관계없이 최근 진행해온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가며 ‘비상경영 체제’를 이끌어간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 어렵다고 포기는 안돼”…디스플레이 위기 대형 투자로 돌파 시사= 이 부회장은 지난 26일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의 충남 아산 사업장을 방문해 경영진 회의를 주재하고 생산라인 등 현장을 둘러봤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대형 디스플레이 로드맵 등 미래 신기술 전략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위기와 기회는 끊임없이 반복된다”면서 “지금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며 “기술만이 살 길”이라고 거듭 당부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이 부회장의 이날 발언에서 ‘대형 디스플레이’는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QLED TV와 마이크로OLED를 이르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더해 삼성디스플레이가 연구개발해 온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인 QD-OLED(퀀텀닷 OLED, 양자점 유기발광다이오드)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중국 LCD 패널업체들의 저가 공략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LCD 패널 생산라인의 감산을 결정한 바 있다. 대신 차세대 먹거리로 준비해 온 QD-OLED에 대한 투자 시점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이 부회장의 이날 발언은 디스플레이에 대한 대형 투자가 임박했음을 시사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6일 충남 아산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제공]

▶위기 해법은 현장에…불확실성 증폭될수록 강화되는 현장 경영= 이 부회장이 이처럼 사업장을 찾아 임직원을 독려하고 생산라인을 직접 챙기는 것은 비단 이날만은 아니다. 지난 6일 충남 온양·천안사업장, 9일 경기도 평택사업장, 20일 광주사업장에 이어 이달 들어서만 네 번째다. 회사의 주력 사업을 점검하고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 측은 이날 이 부회장의 현장 일정에 대해 “중국 패널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로 수익성 악화가 심화하고 있는 시장 상황 속에서도 고군분투하는 임직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미래 혁신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당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며 한일 간 무역 갈등을 야기하자 일본 출장길에 올라 현지 민간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들 소재 확보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으로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은 가운데서도 이 부회장이 흔들림 없이 현장을 직접 챙기면서 미래 준비에 나서겠다는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에 대한 대책 논의를 위해 지난 7월 7일 오후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

▶향후 행보에 최대 변수인 대법원 판결= 이같은 이 부회장의 적극적인 현장 경영에 있어 최대 변수는 오는 29일로 예정된 대법원 판결이다.

앞서 디스플레이 부문에 대한 대형 투자를 발표하지 못하는 것도 대법원 판결이 이 부회장 개인은 물론이고 삼성 전 계열사에 미칠 파장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은 상당 수준에 와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투자 발표를 하고도 실제 양산까지 1년 이상이 걸린다고 보면 당장 투자를 시작해도 2021년은 돼야 제품이 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시나리오별로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항소심 집행유예 선고가 확정되는 경우, 파기 환송으로 다시 재판을 받아야 하는 경우를 각각 가정해 판결 직후 대응 방안과 함께 이후 이 부회장의 일정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판결이 나더라도 이 부회장의 거취가 당장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흔들림 없이 위기 극복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는 의지를 거듭 강조할 공산이 크다는 게 삼성 안팎의 관측이다.

집행유예가 나온 항소심이 확정되면 미래성장동력 확보,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등을 강조하며 중장기 미래비전을 제시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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