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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노삼성차 구조조정 검토에…노사 ‘극한 대립’ 예고
-판매량 감소에 부산공장 절반 차지하던 닛산 로그 위탁생산 종료
-‘XM3’ 유럽 수출물량 확보 불투명…인력 20% 구조조정 불가피
-사측 “노조와 임단협 과정서 협의”…노조는 “일방적인 결정 반대”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 종료를 앞두고 인력 감축에 들어간다. 판매량 감소와 신차 XM3의 불투명한 전망에 따른 고육지책이다.

26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 21일 인력 구조조정을 골자로 한 경영현황 설명회를 노동조합 간부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올해 배정됐던 닛산 로그의 생산량이 10만대에서 6만대로 줄어든 데다 내년 상반기엔 이마저도 사라지게 된다”며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 앞서 노조에 현 상황을 정확히 알리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자 설명회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까지 연 10만대 이상 생산되던 닛산 로그는 전량 북미에 수출되며 22만대 수준인 부산공장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했다. 올해 7월까지 닛산 로그의 누적 수출량은 4만3329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7만1003대)보다 39% 줄어든 규모다.

내수 판매량 하락도 생산량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 출시한 ‘신형 QM6’의 선전이 이어지고 있으나 그 외 신차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모델이 적었던 탓이다. 실제 르노삼성차가 집계한 7월 누적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4만8522대)보다 7.6% 줄어든 4만4814대에 그쳤다.

닛산 로그의 공백을 메울 신차 ‘XM3 인스파이어’의 유럽 수출 물량을 확정짓지 못한 것도 잠재적인 악재다. 애초 유럽 수출기지로 부산 공장이 확정적으로 거론됐지만 본사는 아직도 확답을 미루고 있다. 유럽행 선적량을 확보하더라도 내년 하반기에서 내후년 상반기가 돼서야 부산 공장의 현재 생산량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 관계자는 “부산 공장의 시간당 생산량(UPH)이 기존 60대에서 50대 수준으로 줄어들면 1800여명 규모의 생산직을 20% 가까이 줄일 수밖에 없다”면서 “9월부터 시작하는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와 협의하며 절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차는 2012년 이후 대규모 희망퇴직이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3년 동안 자연퇴직도 없었다. 고용 불안에 따른 노조의 반발이 불가피한 이유다. 지난 6월 노사가 조인한 상생선언 파기가 언급되는 시점에 인력 감축 결정이 임단협의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실제 노조 관계자는 “순환휴직이나 희망퇴직을 할 정도로 상황이 어렵지 않다”며 “사측의 일방적인 인력 구조조정 방침에 강력하게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1년에 걸친 노사분규 끝에 지난 6월 타결된 지난해 임단협에서도 고용 안정과 근로조건 개선안은 뜨거운 감자였다. 생산량 감소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이 노조 투쟁의 빌미로 작용하면 안정을 찾아가던 부산지역 협력업체의 고충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한편 노조는 앞서 올해 기본급 8%(15만3335원) 인상을 담은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했다. 현대·기아차는 물론 한국GM보다 높은 인상폭이다. 노사의 상견례 일정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임단협은 9월 추석 이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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