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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자산 선호 가속…0%대 금리·코스피 1800대 가능
국고채3년 1.08%터치…신기록
韓경제 우려…환율 1220원 돌파

[헤럴드경제=강승연·김현일 기자]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금융시장에 안전선호 현상이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시중 자금은 채권으로 몰리고, 원화에 대한 경계감은 높아지는 모습이다.

26일 금융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지표금리는 한때 1.08%대로 무너지며, 장중이긴 하지만 지난 19일(1.093%)에 세운 역대 최저금리 기록보다 낮아졌다. 10년물 역시 장중 지난 16일(1.172%) 기록보다도 낮은 1.171%까지 떨어졌었다. 원/달러 환율은 7.9원 오른 달러당 1218.5원에 거래를 시작한 단숨에 1220원 선을 돌파했다. 반면 코스피는 장중 2%에 가까운 급락세를 보이며 1910선이 위태로워지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주말 트위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중 누가 우리의 큰 ‘적(enemy)’인지 묻는 글을 올렸다. 무역분쟁 상대방인 중국과 통화정책 당국인 연준 모두에 압박을 가한 것으로 시장은 해석했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적이라는 단어까지 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로 안전자산의 대한 쏠림이 가속화됐다”며 “선진국이나 한국 국채뿐 아니라 외환시장에 있어서도 엔화, 스위스프랑 등이 강세를 보이며 상대적으로 원화가치는 절하되고, 환율 상승으로 전개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확산하며 투자심리를 약화시키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23일 아태지역 성장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3월에 0.2%포인트 내린 데 이어 한 차례 더 낮췄다. 특히 무디스는 한국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성장이 둔화될 국가로 지목했다.

수출은 한국 경제성장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미·중 관계 악화로 글로벌 무역이 둔화되고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로 양국 간 교역도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성장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이에 무디스뿐 아니라 골드만삭스(1.9%), 모건스탠리(1.8%), 금융연구원(2.1%) 등 국내외 기관들은 2%대 안팎의 저성장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금리의 경우 안전자산 선호심리, 미국과 한국의 정책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 등으로 하락압력이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0%대’ 금리 현실화 관측도 여전히 우세하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악화는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를 더욱 자극하고 있어 당장 안전선호를 자극할 재료로 판단된다”며 이달 말 국내 기준금리 동결 전망, 레벨부담에도 ‘사자’(금리 하락)가 우세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피는 1800대 후반까지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 이경민 투자전략팀장은 26일 보고서를 내고 “미·중 무역분쟁의 격화로 글로벌 경기저점 통과시점은 늦춰지고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은 당초 예상보다 커질 전망”이라며 “당초 제시한 하반기 코스피 밴드 하단인 1850의 지지력도 장담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합리적 저점은 1900~1950”이라면서도 일시적 쇼크가 온다면 짧게나마 1870 내외까지 밀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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