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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담]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 - 왕싱싱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 방문학자, ‘동북아 국제관계’ 전망
‘갈등과 긴장의 동북아’ 어디로 가나?

[헤럴드경제 파워대담]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과 방한 중인 왕싱싱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 라이샤워 동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만나 한·중 관계와 한반도 정세 등 동북아 국제관계에 대해 대담을 나눴다.

대담 중인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장〈왼쪽〉과 왕싱싱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 라이샤워 동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

권 회장은 김대중 정부 청와대 정치국장을 거쳐 한양대와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중국 칭화대 등에서 동북아 국제관계를 연구했으며, 지난 5월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국제우호연락회와 공동으로 한반도 정세 세미나를 개최했다.

왕싱싱 박사는 중국 랴오닝대와 서울대,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등에서 한반도 문제를 연구했고, 미국 존스 홉킨스대 라이샤워 동아시아연구소에서 ‘21세기 한국인의 대중국 인식구조(Construction of the South Korean View of the China in the 21st Century)’ , ‘North Korea : Peace? Nuclear War?(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출판, 빅터차 등과 공저)’ 등 다수의 책을 저술했다.

대담은 권 회장의 질의와 왕 박사의 답변 형식으로 진행됐다.

(권 회장) - 대한민국은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미·중 무역전쟁과 한·일 역사 갈등, 한·중 사드 갈등 등이 중첩돼 혼란스러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동북아 정세의 불안정이 심화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권기식 한중도시우호협회 회장

(왕 박사) ▶우선 미·중간 갈등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고, 남·북 관계가 구체적인 진전을 보지 못하는 것도 불안정을 촉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 인도-태평양 전략, 대만 문제, 홍콩 사태, 무역분쟁 등 4가지 측면에서 전면적인 공격을 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전면 공격은 오랜 기간 치밀하게 준비돼 온 것이며, 미국 트럼프 행정부 이후에도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갈등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미·중의 전면적인 갈등은 당연히 동북아 정세의 불안정을 야기할 수 밖에 없다.

또 북한의 핵 위협은 동북아 정세의 또다른 불안정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가운데 한·중 사드 갈등과 한·일 역사 갈등이 불안정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왕싱싱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 라이샤워 동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

- 북한 김정은은 남·북 대화 보다 북·미 대화, 특히 ‘톱 다운’ 방식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미 관계가 순항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북·미 관계의 위협 요인은 무엇인지?

▶북·미 관계는 트럼프의 재선 전략과 연계돼 있다. 미국 트럼프가 재선 전략에서의 필요성을 많이 느낄수록 북·미 대화는 순항할 것이다. 북한에 핵이 없다면 미국은 북한을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미국은 북한의 핵과 발사체에 관심이 있는 것이고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선거와 연계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워싱턴에서 많은 대북 전문가와 정책 그룹을 만나다 보면 그들이 북한에 대해 많이 무지하다는 데 놀란다. 그들은 북한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나 자료가 부족하고 상당 부분 추측과 모호성에 기반한 얘기를 한다.

위성 자료만 정확할 뿐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대북 전문가가 소수이고 그들의 대북 자료도 부실해 정책의 오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 북·미 관계에서 눈여겨볼 대목 중 하나는 트럼프와 김정은의 정치적 캐릭터와 케미 관계라고 보는 데 두 정상간 대화를 어떻게 보는가?

▶권 회장이 두 지도자들의 케미 관계를 분석한 글을 재미있게 잘 읽었다. 확실히 과거 지도자들에 비해 두 사람의 대화가 잘 통하고 서로의 생각을 잘 읽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은 북미 관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 최근 북한은 대남 비방을 계속하며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중재자 역할에 대한 불만으로 보인다. 한국이 계속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중재자는 양측의 신뢰가 있어야 한다. 저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자 역할을 잘 해온 것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앞으로는 중재자로서의 역할과 입지가 줄어들 것이다. 북한은 한국 정부가 미국을 설득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특히 북한이 원하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중 어느 하나도 풀어내지 못한 것에 대해 실망하고 있다. 이제 북·미 직접대화가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북한 지도부의 판단인 듯 하다.

- 한·중 관계의 복원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강경화 외교부장관도 시진핑 주석의 조기 방한을 중국측에 요청했다. 사드 문제로 촉발된 한·중 갈등의 해결 전망과 시 주석의 조기 방한 가능성은?

▶중국인은 체면을 중시한다. 사드 문제는 중국의 안보이익을 해친 것은 물론 중국 지도부와 국민의 체면을 손상시킨 측면이 있다. 이 때문에 중국내 반한 감정이 커진 것이 사실이다.

현상의 변화나 이익이 없이 시 주석이 조기 방한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본다. 시 주석이 지난번 북한을 방문한 것은 미국이 안전보장을 하지 않으면 중국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해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구체적인 목적이 있었다.

- 끝으로 지난해 김일성종합대학 방문학자로 초빙돼 북한 전역을 여행하고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난 것으로 아는데 북한의 경제 상황은 어떤가?

▶경제의 피가 돌아가는 느낌을 받았다. 잘 산다고 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과거에 비해 좋아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평양의 거리는 활기찼고 시민들의 표정은 밝았다.

대북제제가 오히려 주민들의 생활을 윤택하게 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수출이 제한되니, 농수산물과 석탄을 내수로 돌려 주민들의 먹거리가 나아지고 전기 사정도 좋아졌다. 북한에 진출한 중국 기업인들은 24시간 공장 가동이 가능하다고 했다.

장마당에도 다양한 물품들이 나와 있고 상당수 평양 주민들이 고가의 브랜드 상품을 갖고 다니는데 놀랐다. 특히 인터넷 쇼핑이 가능해지고 미래과학자거리 등에서 와이파이가 가능해졌다는 것은 큰 변화다.

인터넷 쇼핑이 가능하려면. 소비자 구매력과 인터넷망은 물론 배달 물류시스템과 결제용 금융시스템이 필요한데 평양은 이미 그런 기반을 갖추고 있었다. 적어도 평양은 중국의 개혁개방이 본 궤도에 오른 90년대 중국과 같은 분위기였다.

정리=이홍석 기자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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