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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곡점에 선 한·일 갈등]日, 한국 반도체 ‘정밀타격’ 이후 소재 수출 추가 허가…업계는 여전히 ‘폭풍전야’

- 日, 수출규제 이후 포토레지스트 추가 허가

- 삼성전자, 9월 ‘파운드리포럼 재팬’ 예정대로 진행

- 추가 조치 시행 놓고 ‘불확실성의 상시화’ 국면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로 파국으로 치닫던 한일 양국 관계가 ‘숨고르기’에 들어가며 국면 전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정부가 대(對)한국 수출 규제 대상 품목으로 지정한 핵심소재 가운데 포토레지스트(PR)의 수출을 두번째로 허가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삼성전자가 다음달 도쿄에서 열기로 한 ‘파운드리포럼’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수출 규제 이후 추가적으로 어떤 조치가 시행될지를 놓고 ‘불확실성의 상시화’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20일 업계와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삼성전자로부터 최근 주문을 받은 자국 포토레지스트 생산업체의 수출 허가 신청을 다시 받아들였다.

한국에 대한 3대 핵심소재 수출 규제를 발표한 이후 한달여 만인 이달초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처음 허가한 데 이어 두번째로, 해당 물량은 약 6개월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생산라인의 극자외선(EUV) 공정에 사용되는 포토레지스트는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과는 달리 군사 전용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수출 규제의 명분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품목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다음달 ‘삼성 파운드리포럼(SFF) 2019 재팬’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핵심 소재 수출 규제의 주요 타깃으로 여겨지는 첨단 극자외선(EUV) 공정에 대한 설명도 예정돼 있어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4일 도쿄(東京) ‘시나가와(品川) 인터시티 홀’에서 개최하는 올해 4번째 글로벌 파운드리포럼을 약 2주일 앞두고 막판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포럼은 삼성전자가 매년 주요 국가를 돌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로드맵과 신기술을 소개하는 행사로, 올해 미국을 시작으로 중국과 한국에서 개최한 데 이어 일본과 독일 행사가 예정돼 있다.

특히 최근 시작한 7나노 EUV 공정의 제품 출하 소식과 올초 업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5나노 EUV 공정, 내년 본격적으로 가동할 화성 EUV 전용 생산라인 등을 브리핑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포럼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은 일본의 수출 규제가 ‘진행형’인 상황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정부 차원의 논의와는 별개로 기업 간 관계는 계속 유지함으로써 양국 정부가 현 사태에 대한 해법 모색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우회적으로 요구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123RF]

이같은 일련의 상황을 놓고 업계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고 토로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정상적인 수출 허가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주장하기 위해 ‘명분 쌓기’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쨌든 수출 허가가 잇따라 이뤄진 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에칭가스 등의 수출 허가가 단 한건도 없어 우려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거래가 건건이 허가가 나더라도 불확실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대체 거래선을 찾는 시간과 비용을 감안할 때 소재 공급 다변화도 쉽지 않다”며 “불확실성이 상존하며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재근 대한상공회의소 산업조사본부장은 “일본이 처음 핵심소재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할 때만해도 그 파장이 얼마나 클지를 가늠하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일본이 다소 강도를 완화하면서 대형 쓰나미까진 가지 않겠구나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며 “다만, 정부가 일본 전략에 따라 대응전략을 구사하는 상황이다 보니 업계로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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