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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원코리아’ 하루만에…北 “대화 없다”며 또 발사체 발사
-조평통 대변인 강도높은 담화문…‘통미봉남’ 노골화
-대통령 향해 ‘망발’ ‘뻔뻔’ '웃기는 사람' 등 막말성 직접 비난
-北대화 기대하며 ‘평화경제’ 강조 하루만에 ‘고심’
-靑, 北발사체 NSC 상임위…문대통령 즉시 상황보고받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설상가상’, ‘악화일로’다.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 100주년인 2045년 원 코리아(One Korea)’의 구상을 제시한지 하루만인 16일 북한은 막말이 더해진 직접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북한은 또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쏘아올린지 엿새만에 강원도 통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체를 2회 발사하면서 한국을 향한 위협의 수위를 높였다. 대통령의 경축사가 나온 지 만 하루도 되지 않아 강도 높은 비난 담화를 내놓은 것도 이례적이라지만, 이어지는 발사체 도발도 엄중한 상태다. 전날 일본을 압박하며 야심차게 ‘평화경제’를 외친 문 대통령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담화를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하면서 북한이 ‘통미봉남’ 기조를 노골화했다. 특히 “남조선 당국자의 말대로라면 저들이 대화 분위기를 유지하고 북남협력을 통한 평화경제를 건설하며 조선반도(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소리인데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할 노릇”이라며 이례적인 비난도 쏟아냈다.

조평통은 남조선당국자라는 표현으로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망발’, ‘뻔뻔스러운 사람’, ‘세게 웃기는 사람’ 조롱과 막말에 가까운 단어를 쏟아냈다. 조평통은 남한과의 대화는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한미 합동연습이 끝나도 대화국면이 오리라는 남측의 기대는 망상’이라고도 했다. 20일 종료예정 후반기 한미연합지휘소훈련의 일정을 고려하면 이달 말에라도 북미간 실무협상 진행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등 북미간 대화가 급물살을 탈수 있는 분위기다. 다만 북한은 조평통의 담화를 통해 노골적으로 한국을 대화 상대에서 제외한 것이다.

조평통은 20일 종료 예정인 한미연합지휘소훈련과 지난 14일 국방부가 발표한 ‘2020~2024년 국방중기계획’을 거론하며 남한이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는데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이에 한미연합훈련이 끝나더라도 당분간 남북관계가 냉각기에 접어들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전날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회 광복절 경축사에서 조만간 열릴 북미간 실무협상 국면에서 남북 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남북미 모두 북미 간 실무협상 조기 개최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불만스러운 점이 있어도 대화의 판을 깨거나 장벽을 쳐 대화를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고비를 넘어서면 한반도 비핵화가 성큼 다가올 것이며 남북관계도 큰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했다.

조평통의 담화문 발표로 문 대통령이 거듭 강조한 ‘평화경제’를 기조로 밝힌 광복 100주년을 바라보는 새로운 한반도의 청사진에도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2045년 광복 100주년에는 평화와 통일로 하나된 나라, 원코리아(One Korea)로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기반을 단단히 다지겠다고 약속한다”고 했다.

북한이 지난 10일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실시한 2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장면. [연합]

여기에 북한은 오전 이날 강원도 통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체 2발을 쏘아 올리면서 지난 10일에 이어 엿새만에 무력시위를 이어나갔다. 이에 청와대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오전 9시 NSC 상임위원회 열고 전반적인 군사안보 상황을 점검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번 발사와 관련, 발사 직후부터 관련 사항을 보고 받았다.

그동안 야권은 ‘문 대통령이 직접 NSC(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하지 않는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태에서 이번 NSC 상임회의도 문 대통령이 주재하지 않았다. 북한이 지난 5월부터 총 8번의 발사체 발사를 감행했지만, 문 대통령은 NSC 전체회의를 주재하지 않았다. 대신 정 실장 주재 NSC 상임위원회나 관계장관 회의에서 대응책이 논의됐다.

청와대는 잇따른 단거리 발사체 도발과 관련해 신중모드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북미 협상의 동력을 되살리기 위한 큰 틀의 대화 분위기가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판단으로 직접적인 반응은 삼간 채, 북미 간 비핵화 대화를 제 궤도에 올려놓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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