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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 손실난 DLS 미스테리…5% 벌자고 원금 다 걸어
“예금의 2배”로 유혹…전액손실 위험
獨·英 금리연계…유럽경제 이해 필수
판매사 우리·하나銀 “제대로 팔았다”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서 판매한 유럽 국채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의 대규모 손실이 유력해지면서 판매과정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정기예금 금리의 두배 정도의 수익을 얻기 위해 원금전체를 손해볼 수 있는 상품을 공격적으로 판매한 이유, 판매 과정에서 유럽 경제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이해가 있었는 지 여부 등이다.

이 다음달 만기 시점부터 수천억원에 달하는 원금 손실이 우려된다. 독일 국채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는 원금의 80% 이상 손실이 날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CMS(이자율 스와프) 금리와 연계된 DLS는 원금이 반토막 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두 상품은 각각 독일과 영국 국채 10년물의 금리와 연동돼 손익이 결정되는 구조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으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0.609%를, 영국 국채 10년물 금리의 경우 0.494%를 기록했다.

독일 국채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는 3월부터 5월 사이 우리은행에서 1250억원 정도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기는 6개월로 다음달 중순 이후부터 손익이 확정된다. 만기 시점에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기준치(–0.2%) 밑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4∼5%의 수익이 난다. 금리가 -0.3% 이하면 원금의 20%, -0.4% 이하는 40%, -0.5% 이하는 60%, -0.6% 이하는 80%가 손실이 나고 -0.7%를 밑돌면 원금 전액을 잃는 구조다.

하나은행에서 4000억원 가량 판매된 것으로 추정되는 DLS는 영국과 미국 CMS(이자율 스와프)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했다. 배리어(barrier) 60% 상품이 대부분이다. 만기 때 기초자산의 금리가 가입 시 금리의 60% 밑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3~5% 수익을 받고, 60% 아래로 떨어지면 떨어진 만큼 손실을 보는 구조다. 다음달부터 만기가 도래한다.

문제는 영국 CMS 금리가 자국 국채 10년물 금리와 연동돼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월 영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 수준일 때 가입했다면 이날 현재 기준으로 원금의 51% 정도가 손실이다.

두 은행은 만기 시점까지 한달 가량 남은 시점에서 현재 상황만으로 손실을 추정하는 것은 성급하고, 상품 설명 과정에서의 녹취 등 은행 내부적인 시스템상 불완전판매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연말까지 독일과 영국 국채 금리가 하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많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안전자산인 독일과 영국 국채로 돈이 계속 유입되면서 국채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경기 둔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완화 기조, 노딜 브렉시트 우려 등이 독일과 영국 국채 금리를 끌어내리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유럽 경기 지표나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 등에 큰 변화가 있지 않는 이상 최근 금리 추이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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