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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광장-강태은 프렌닥터연세내과 비만클리닉 부원장] 내 마음의 소리를 들어봐

  • 기사입력 2019-08-1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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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가니? 난 이번에 집사람하고 애들 다 데리고 스페인에 갈 예정이야. 경유하면 많이 힘들다던데 더 나이 들기 전에 도전해야지” 어릴 때부터 잘 알고 지내던 철수 오빠, 얼마 전 유럽여행이 처음이라며 어린애처럼 들떠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여행을 취소했다. 이유는 부모님이 집에서 중요한 친목 행사를 치르는 데 오빠가 여행을 가면 그 준비를 거들 사람이 없다는 거다. 아버님은 고위관리직을 퇴임한 지 15년이 넘었다. 오빠는 단 한 번도 부모님의 말씀을 거역한 적 없는 순종적인 아들이고 부모님은 그런 오빠를 항상 자랑스러워 하셨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경제적인 부양 외에도 대부분을 아들에게 기대하니 속내는 힘들어하는 눈치다.

“오빠도 효자 증후군인 것 같아. 굳이 여행을 취소해야 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봐” 오빠는 묵묵히 고개를 저었다. 인생 첫 유럽여행을 위해 미뤄왔던 건강을 살피겠다며 한껏 신나던 오빠는 생기를 잃었다. “아버지가 노하실 거고 아버지와 싸워야 하는데 난 그런 언쟁이 싫어. 오십 넘은 아들이 아버지랑 싸우니?”

오빠의 속상한 상황을 공감하는 순간 힘겨웠던 필자의 젊은 날이 떠올랐다. 필자는 2남 1녀 중 막내딸이다. 부모님과 오빠들에게 넘치는 사랑을 받았고, 차분하고 꼼꼼한 성격에 어르신들에게 줄곧 칭찬을 받았다.

그런데 사회인이 된 지 얼마 안 돼 나를 쉽게 인정하지 않는 엄격한 상사를 만났다. 칭찬에만 익숙했던 난 태어나 처음으로 잦은 비난을 받았고 그 사람의 화를 건드리지 않거나 칭찬을 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할 수 없는 상황, 하고 싶지 않은 일도 상사의 인정을 받기 위해 순종하면서 난 점차 그 사람의 맘에 쏙 드는 ‘맞춤형 인간’이 되어갔다.

하지만 관계가 익숙해질수록 그 사람의 기대는 커졌고 내 삶은 건강, 일, 가정 모든 부분이 삐걱거리며 균형을 잃어갔다. 집중력이 떨어졌고 사람과의 관계가 피곤해졌으며 가장 소중한 가족에게까지 짜증이 늘었다. 상사와 불편한 상황이 생길 때면 불면증과 식도염을 앓았고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날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 “내가 잘살고 있는 걸까?” 과거를 돌아보며 생각을 정리했다. 그리고 결단이 필요함을 느꼈다.

마음이 없는 데 억지로 행함은 상대를 속이는 것이니 앞으로는 마음이 가는 곳에 내 몸을 맡기자! 변하지 않는 상대를 탓하지 말고 내 안의 문제를 찾아 내가 먼저 변화하자! 사람은 완벽하지 않으니 힘들 땐 힘들다 말하고 못할 땐 못한다 말할 수 있는 솔직함을 품자!

결단을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은 예상만큼 힘겨웠다. 비난의 소리가 따가웠고 비난에 무너지지 않도록 단련하는 나와의 싸움도 괴로웠다. 하지만 끝까지 인내할 수 있었던 건 남에게 맞춰진 삶으로 내 인생을 허비하지 않으리라는 굳은 결심 때문이었다. 필자는 철수 오빠에게 조심스레 조언했다. “아빠가 인생의 주인으로 사는 모습을 아이들도 응원할 거야.”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기를 원한다. 나보다 강하고 높고 무서운 사람에게 인정을 받는 건 짜릿한 성취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의 기대를 만족시킴으로 내 존재를 인정받음에 익숙해진다면 그건 또 다른 불행의 시작일 수 있다.

지금 잘 보이고 싶은 누군가가 있는가? 꼭 인정받고 싶은 누군가가 있는가? 그렇다면 필자의 결단을 떠올려보길 바란다. 그리고 그 욕구가 혹시 당신의 삶을 억압하는 건 아닌지, “누구도 내 삶을 편집할 순 없어. 잘살고 있는 거지?”하며 자신의 상태를 정기적으로 셀프체크 하기 바란다.

“네가 그렇게 행동하면 남들이 널 뭐라 하겠니?” 필자도 세상이 말하는 규범과 도리들로 힘든 시간을 보낸 적이 많다. 하지만 그를 따를 땐 내가 내 자신을 설득할 수 있는지를 제일 먼저 떠올린다. 고백컨대 누군가에게 흔들리는 그림자 인생을 청산하니 지금은 작은 실수도 큰 실패도 버릴 게 없는 인생의 예방주사가 되어 튼튼히 내 인생을 채워주고 있다. 단 한 번뿐인 인생, 나만의 향기를 만들며 어제보다 좋아지는 나, 내 맘에 쏙 드는 내가 될 수 있도록 다 함께 파이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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