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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포에 질린 개미…전망도 암울
개인, 제약·IT하드웨어 중심 대량 매도
“무역분쟁보다 환율전쟁이 더 치명적”
中 보복 나서…증시 추가 하락 불가피
코스피가 3년여만에 장중 1900선을 내준 6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미·중 환율전쟁의 여파로 국내 주식시장에선 연이틀 폭락장이 연출됐다.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대량 투매가 펼쳐지면서 코스피 지수는 장중 1900선마저 내줬다. 증시 전문가들은 무역분쟁보다 환율전쟁을 더 치명적인 악재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시 충격도 지금보다 깊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6일 코스피는 개장 직후 1900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지난 2일 2000선을 내준 지 불과 2거래일 만이다. 이날 기관이 연기금을 중심으로 7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갔지만 지수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개인은 전날에 이어 대량으로 매물을 쏟아내며 급격히 위축된 투자심리를 드러냈다. 특히, 의약품 업종에서 628억원 어치를 팔아치워 매도 규모가 가장 컸다.

코스닥도 장 초반 3% 넘게 떨어지며 550선까지 추락하는 등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개인의 순매도액도 2300억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3월12일(3490억원)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업종별로 보면 제약(-327억원)과 IT하드웨어(-471억원)에서 매도가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을 기점으로 G2 전쟁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 장세도 그만큼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보복 대응이 확산되면서 미중 경제 갈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 결과 한국의 수출 둔화가 지속될 수 있으며 금융시장의 불안 또한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두언 KB증권 이코노미스트도 “미국이 IMF를 통한 환율 압박이나 다음달 무역분쟁 합의 전에 관세율을 재차 인상하는 등 추가 통상압박 강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과거 미국의 두 차례 대중 관세인상 때보다 증시에 미칠 충격파가 더 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초강수는 내년 대선 일정을 감안해 길게 보고 내린 포석인 만큼 미국 주식시장의 조정국면도 장기화될 수 있다”며 “전선을 금리에 국한하지 않고 환율까지 넓혀 이제는 미국 연준의 금리정책 변화로도 진정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이 이날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응해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면서 양국의 환율전쟁은 당분간 국내 증시의 최대 위험요소가 될 전망이다.

이은택 KB증권 주식전략팀장은 “미국의 대중 관세 25% 이상 전면부과하거나 미국 연준이 매파 전환할 경우 추가 하락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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