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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日 동반타격③]美, 中환율조작국 지정까지…수출우려가 환율급등 ‘트리거’
中도 맞불…위안화 또 절하고시
원/달러 환율 1220원에 개장
위안화 약세 동조, 수출둔화 우려 탓
전문가들 “당분간 1200원대 지속할 듯”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자 국내 외환시장에서도 미·중 무역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전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원화와 동조화된 위안화의 약세에다 일본 수출규제, 북한 미사일 발사 등 악재가 끊이지 않으면서 원화가치가 추락을 거듭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해졌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4.7원 오른 1220.0원에 출발하며 상승세를 지속했다. 시가 기준으로 2016년 3월 3일(1227.0원)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다. 환율은 전날 17.3원 뛰어오른 1215.3원에 마감, 2016년 3월 9일(1216.2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율 급등은 미·중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으며 예견됐던 결과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9월부터 중국산 3000억달러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선전포고’를 한 데 이어 5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며 공세에 나섰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려 막대한 대미 무역 흑자를 올렸다는 게 그 이유다.

중국은 노골적인 위안화 약세 정책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전날 위안화 거래 기준환율을 달러당 6.9225위안으로 평가 절하한 데 이어 6일에는 이보다 0.66% 낮은 6.9682위안으로 고시했다. 역내외 시장의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7위안을 돌파하도록 유도하는 조치다.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破七) 발생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이다.

이에 따라 원화에 대한 약세 압력이 커지고 있다. 원화와 위안화의 상관계수가 0.8~0.9에 달할 정도로 동조화되서다. 미·중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전되면 원화도 사정권에 들어가는 구조인 셈이다. 이영화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함에 따라 양국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며 “원화는 무역분쟁 이슈와 이에 따른 위안화 가치에 연동해 1200원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외환분석부장은 “미·중 간 강대강 대치 국면이 전개되면서 위안화가 약세를 보인 영향이 가장 크다”면서 “미·중 무역분쟁 우려로 역외시장에서 위험회피 목적 거래가 늘어난 것도 환율 상승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세계 교역 부진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화가치가 수출에 큰 영향을 받는 만큼, 수출 부진은 우리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부정적 평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 외국인 자금 유출에 따른 환율 상승폭 확대, 증시 하락 등 연쇄 충격도 가져올 수 있다.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7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수출은 작년 12월부터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며 이런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에도 환율에는 경상수지보다 수출 증가율의 영향이 컸다”며 “수출 부진에 일본과의 무역분쟁 발생, 미·중 분쟁 등이 겹쳐 환율이 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글로벌 교역이 둔화된 상황에선 환율이 오르면 수출 물량이 줄어 수출기업도 환율상승 효과를 볼 수 없게 된다”며 당분간 평균 1200원 넘는 고환율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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