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 소비자 가전 엑스포 방문객들이 화웨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로이터]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가 애국주의 열풍 속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무역전쟁이 중국 내부 결속력을 강화시키는 모습이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카날리스 조사를 인용해 지난 2분기 화웨이의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38%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이는 1년 전에 기록한 28%에 비해 10%포인트 가량 증가한 것으로 화웨이로서는 사상 최대치 기록이다. 지난 2분기 화웨이 경쟁업체인 애플과 샤오미의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각각 12%, 6%에 그쳤다.

이 같은 화웨이 스마트폰의 판매 증가는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장벽에 맞서 내수를 통해 이를 극복하려는 중국인들의 애국주의 구매가 이어졌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톈진에 거주하는 팽 정 씨는 최근 화웨이 최고 사양 모델인 P30 구매 사실과 함께 “미국의 위협은 화웨이의 중국 내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며, “내가 생각하기에 미국은 매우 어리석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도 잇따라 화웨이 지지 전선에 나서고 있다. 허난성 푸양시에 위치한 신예 윤할유와 같은 기업은 아이폰에서 화웨이 스마트폰으로 바꾸는 직원에게 500위안(약 72달러)의 보상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 후난성 창사시에 있는 데이즈 호텔 & 스위츠는 화웨이 폰을 사용하는 모든 직원들에게 200위안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위챗에 “미국이 중국 기업과 제품을 봉쇄한 배경에는 중국 혁신의 강도가 점점 강해지는 것에 대한 경각심과 저항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 제품에 대한 내수 판매 증가는 미국의 판매 금지 등으로 인한 해외 수출 물량 감소를 상쇄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 2분기 화웨이의 해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의 경우 18%로 직전 분기에 비해 1%포인트 줄어들었지만,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나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카날리스의 모 지아 애널리스트는 “화웨이의 관심이 중국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중국은 화웨이의 안전지대이며, 국내 1위 브랜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pdj2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