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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선 7기 구청장에게 듣는다 - 정순균 강남구청장] “GTX-A노선 주택가 통과안, 문 정부 철학과 달라”
“국가 사업 시 국민 불편 최소화하라는 게 대통령 생각 아닌가”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에 국가 대계를 위해 고속철 지나가야”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여름에도 넥타이에 드레스셔츠까지 한 말끔한 정장차림. 온화하고 보수적인 신사 이미지가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의 첫 인상이다. 구를 큰 분란없이 안정적으로 이끌 것 같은 화합의 이미지가 서울에서 가장 보수색이 짙은 강남구에서 지방자치제 시행 23년 만에 첫 민주당 출신 구청장을 배출시킨 배경으로 작용했을 터다. 정 구청장은 “‘민주당 출신 구청장도 강남에서 잘할 수 있다’는 게 저의 욕심이자 도리”라며 “지난 1년간 항상 그걸 머릿 속에 염두했다”고 했다.

정 구청장은 취임 직후 폐쇄적인 구조의 청장실을 밖에서 안이 들여다보이도록 유리문으로 바꿨다. 유리벽 한쪽에는 포스트잇이 가득 붙어있다. 포스트잇은 1번부터 297번까지 숫자가 매겨져있다. 정 구청장은 “해야할 일이나 지시한 주요 내용을 붙여놓고, 업무 일지도 날짜 별로 쓰고 있다”면서 업무 일지를 펼쳐 보여주기도 했다.

정 구청장은 구청과 주민센터에 소통함 ‘순균C에게 바란다’를 설치해 민원을 듣고, 민원회신 중간 보고제 등 구정 현안을 수시로 소통하는 관계망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강남구 제공]

다음은 정 구청장과의 1문 1답.

▶요즘 주민들로부터 어떤 민원을 받나=개포8단지 공무원 아파트 상가에서 장사하던 분들이 제대로 보상도 받지 못하고, 쫓겨났다고 매일같이 구청 앞에서 시위하고 호소하는 분들이 있다. 구청장 입장에선 한분 한분의 요구를 다 들어줄 수 없고 한계가 있다. 사실 구는 직접 관계가 없고 중재하는 입장인데, 구청 앞 시위가 헛되게 될 수도 있으니 안타깝다.

또 다른 하는 강남 숙제 중의 하나인데,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에서 동탄~삼성~파주로 가는 GTX-A 노선이 청담동 주택가 지하를 통과하는 안으로 실시계획을 승인했다. 그래서 그쪽 주민분들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국토부, 서울시, 구청 등에 와서 집단 민원을 하고 있다. 이건 국토부가 생각을 바꿔야한다. 지역 이기주의 때문에 목소리를 높이는 게 아니라 굳이 청담동 밑으로 지나가지 않고 한강 밑으로 가는 대안이 있다. 물론 (한강 우회 시)2000여억원 예산이 더 들어가는데, 구가 부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도 정책 당국과 말이 통하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 국가 사업을 할때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라는 게 대통령 생각이라 믿고, 문재인 정부가 추구할 바도 아니라 생각한다.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은 어떻게 돼가나=지난 6월에 ‘강남권 광역복합환승센터(가칭‘’)’ 지정 안건이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에서 최종 승인됐고, 오는 12월 착공해 2023년 개통될 예정이다. 그런데 국토부 승인 의제에 고속철 관련 시설 내용이 빠져있다. GTX-A, C, 위례신사선, 지하철 2·9호선이 다 들어오는데, 당초 SRT(수서발 고속열차)가 삼성역을 거쳐 의정부까지 연장하는 계획이 포함됐다가 유보됐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화해, 평화, 교류 시대를 준비하고 있지 않나. 그런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SRT가 삼성역까지 오도록 해야한다. 미래 유라시아 철도 시대가 열렸을 때 한쪽은 용산·서울역, 다른 쪽은 삼성역에서 출발하는 그림이 가능하다. 예산 몇 푼 때문에 포기할 게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고 국가적 사업으로 접근해야한다. 꼭 들어오고 관철되어야한다. 한결같은 주민 바람이다.

“올 한해가 지나면 구민들이 강남이 뭔가 변하고,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낄 것이라 생각합니다”[강남구 제공]

▶취임 후 추진한 친환경 사업은 무엇이 있나=‘필(必) 환경도시, 강남’을 만들기 위해 미세먼지 개선에 주력해왔다. 지하철 7호선 청담역사 지하에 상가도 들어오지 않고 비어 있는데, 이곳에 수조경과 인공태양광 조명을 갖춘 ‘미세먼지 프리존’을 조성한다. 오는 11월 말 완공 예정이다. 버스정류장에 ‘미세먼지 프리존 쉘터’를 조성한다. 또 물청소차와 먼지흡입 청소차를 기존 12대에서 20대로 늘려 도로나 공사장의 비산먼지를 없애기 위해 노력 중이다.

‘강남답지 않은 모습’ 중 하나가 하수구 맨홀에서 뿜어져나오는 악취다. 압구정, 테헤란로 등에서 관광객들이 많이 지적하는 것도 하수구 악취 문제다. 발생 원인별 악취를 줄이기 위해 맞춤 대책을 9월까지 수립할 예정이다. 2022년까지 예산 71억원을 들여 하수구 악취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작정이다.

▶2040 강남 마스터플랜 내용이 무엇인가=2030 서울도시계획 속에 재건축 아파트 층고를 35층으로 제한하는 게 있다. 2030 계획은 5년마다 개선이 된다. 2040 강남마스터플랜은 재건축 아파트의 평균 층수를 35층으로 넣는다. 같은 아파트 단지래도 동별로 들쑥날쑥 짓고 한강조망권도 확보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강남의 미래에 걸맞을 지 전문가 의견을 들어본다. 오는 12월 중에 용역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강남에서 멋있는 그림을 그려보라’고 하셨다. 어디 내놓아도 멋있는 아파트를 만들어보라는 게 박 시장의 주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들도 35층을 고집하는 건 아니더라. 이게 금과옥조처럼 법으로 정해진 게 아니고, 5년 단위로 자연스럽게 계획이 개선되게 돼 있다.

▶일본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한 대책은?=우리도 대책을 생각 중이다. 장기화하면 파급효과가 하청업체에 미친다. 중소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한다. 강남에는 IT기업도 많도, 기업 수가 7만개다. 기초자치단체에서 할 수 있는 피해구제, 지원 등 여러 조치를 취하려고 한다.

▶남은 임기 어떤 각오로 구정을 펼칠 생각인가=보수성향 주민들 사이에선 좌파 구청장이라는 ‘낯섬’ ‘경계’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의 모든 판단의 출발점과 종착점은 구민에게 도움이 되느냐 여부다. 57만 구민만 보고 구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다. 민선7기 원년인 올해부터는 ‘모두가 행복한 도시 강남’으로 새롭게 디자인하기 위한 구체적인 사업들을 진행하고, 모든 공무원들에게 주민 입장에서 생각하는 적극 행정을 독려하고 있다. ‘기분좋은 변화’로 ‘품격 강남’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서서히 변화해 나가겠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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