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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미사일로 진화한 방사포, 패트리엇도 무력화
-北 "31일 발사한 미사일은 방사포" 주장
-한미 "북 발사체는 미사일" 기존평가 고수
-기술 진보로 방사포와 미사일 경계 허물어져
-"유도기능 달고 사거리 늘린 방사포는 미사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1일 '대구경조종방사포' 발사 장면을 현장에서 지켜보고 있다.[연합]
지난 31일 발사된 북한의 '대구경조종방사포'가 상승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북한에서 방사포라 부르는 무기는 한국군에서 다연장로켓포로 불린다.

방사포는 미군에서 MRL(Multiple Rocket Launcher)로 통칭된다. MRL 중에서도 로켓의 구경이 큰 기종을 MLRS(Multi Launch Rocket System: 대구경 다연장로켓시스템)라고 한다.

영화 ‘강철비’에서 북한군 특수부대가 한국군의 무기를 탈취해 북한 수뇌부를 공격, 한국군이 먼저 북침한 것처럼 꾸미려 했을 때 사용한 무기가 바로 이 MLRS다.

다연장로켓포 또는 방사포의 특성은 다량의 로켓탄을 한 번에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1발로 정밀타격은 어렵지만 특정 좌표 일대를 싹쓸이할 수 있어 높은 살상력을 갖는다.

한국군 다연장로켓 ‘천무’의 살상 반경은 축구장 3개 크기에 달한다. 정밀타격용 미사일은 특정 목표만 제거할 뿐이지만, 다연장로켓은 목표 주변 축구장 3개를 몰살시킨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무서운 무기라 할 수 있다.

◆소련이 개발한 '카츄샤' 北방사포로 발전..美MLRS 개발로 이어져=현대적 다연장로켓의 시초는 제2차 세계대전 무렵인 1939년 소련에서 개발된 카튜샤 방사포다. 이 무기가 사회주의권 국가에 널리 사용되면서 북한의 주력 무기로 자리잡았다. 이후 미국이 동구권의 방사포를 따라잡기 위해 MLRS를 개발했고, 이 무기가 한국군에도 보급된 것이다.

북한의 방사포는 107㎜, 122㎜, 240㎜ 등 다양한 종류로 포진돼 있다. 이 중 사거리가 긴 240㎜ 방사포(사거리 60㎞)는 170㎜ 자주포(사거리 50~60㎞)와 더불어 북한군 장사정포 부대의 주력 무기로 최전방 지역에 배치돼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개발된 300㎜ 대구경 방사포는 고도 약 50㎞에서 최대 200㎞를 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기존 방사포의 개념을 벗어나는 무기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군은 북한군 방사포 107㎜, 122㎜에 대응하기 위해 1981년 130㎜와 131㎜ 포탄을 쓰는 국산 다연장로켓 ‘구룡’을 개발해 실전 배치했다. 또한 2006년부터 신형 다연장로켓 개발을 추진해 2013년 개발 완료, 2014년 실전 배치한 ‘천무’는 구룡의 130·131㎜ 포탄은 물론이고 227㎜, 230㎜ 로켓탄과 단거리 탄도미사일까지 발사할 수 있다. 북한이 지난 31일 시험발사한 ‘대구경조종방사포’보다 우월한 무기체계를 이미 우리 군은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북한이 대구경조종방사포 발사를 통해 사실상의 탄도 미사일 발사 효과를 발휘한 것과 같이 우리 군의 ‘천무’ 또한 탄도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남북의 다연장로켓이 모두 사실상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게 된 것은 무기체계의 기술적 진보에 따른 것이다.

군 관계자는 “방사포와 미사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거리와 유도기능인데 그 경계가 오늘날 기술적 진보로 인해 무의미해지고 있다”며 “기술적 진보로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방사포에 유도기능을 달 수 있게 됐고 사거리도 늘릴 수 있게 돼 명칭은 ‘방사포’이지만 그 기능이나 비행궤도 면에서 미사일과 다름 없는 발사체가 출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점점 다가가느 방사포와 미사일..차이점 없어져=이런 판단에 따라 1일 북한 관영매체는 전날 시험발사된 2발의 발사체에 대해 ‘대구경조종방사포’라고 밝혔지만, 군 당국은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기존 평가를 고수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1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현재까지 한미 정보당국은 새로운 형태의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비행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 5월 4일과 9일, 그리고 이달 25일 세 차례에 걸쳐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으로 명명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비행 중 궤도변경이 가능해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이 미사일은 지난 25일 발사에서는 ‘풀업’(pull-up:하강 단계서 상승) 기동 사실 등이 확인됐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전날 발사했다고 밝힌 대구경조종방사포 역시 초기 속도와 포물선 궤적 측면 등에서 KN-23과 유사한 특성을 보였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이 25일 발사한 KN-23은 고도 50여㎞로 600여㎞를 비행했다. 이 발사의 의미는 고도 50~150㎞ 범위에서 요격이 가능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무력화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은 KN-23에 대해 “우리 군이 보유한 패트리엇(고도 20㎞대 요격)와 한국형 패트리엇 ‘M-SAM’으로 대응이 가능하다”고 밝혔으나, 그로부터 며칠 만에 북한군이 다시 고도 30여㎞에서 250여㎞를 비행하는 새로운 대구경방사포를 발사함에 따라 패트리엇과 M-SAM의 무력화 논란이 번지고 있다.

즉 북한군이 KN-23을 통해 사드 무력화가 가능함을 알린 데 이어 ‘대구경조종방사포‘를 통해 패트리엇 역시 무력화될 수 있음을 시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지난 25일 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2발은 고도 50㎞에 600여㎞를 비행해 사드를 사실상 무력화했다면, 31일 발사한 미사일은 고도 30㎞대를 비행해 패트리엇을 무력화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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