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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호경기 속 금리인하 도박…증시만 좋은 일”…신중론·회의론도 ‘확산’
WP “실업률 최저 속 금리 인하 매우 드문 일…연준, 최대 도박”
기업 실적도 예상치 상회…향후 연준 운신 폭 축소·위험 대출 증가 등 우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로이터]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번주 기준금리 인하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지만 미국 경기가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추는 것은 효과 못지 않게 부작용도 많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9일(현지시간) “경제가 강한 상황 속에 연준이 수년 간 최대의 도박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실업률이 사상 최저 수준임에도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매우 보기 드문 조치”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미 경제가 강한 신호를 보이고 있음에도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려 한다”고 전했다.

미국 경제는 이달로 121개월째 확장하며 역대 최장 경기 확장을 기록했다.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연준이 경기 확장을 지속시키기 위해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경기 부양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 경제전문가와 연준 관료들, 중산층은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실물 경제보다 증시에 이익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다음 경기 침체를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을 태동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통상적으로 연준의 금리 인하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기업 대출, 자동차 대출, 신용카드에 대한 차입 비용을 낮춰 주택 판매량을 늘리고 기업 투자를 증가시키며 전반적인 경제 활동을 활성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하지만 대출 금리는 이미 낮은 상태고, 더 낮은 금리를 요구하는 산업도 거의 없다고 WP는 지적했다. 노동력 부족, 무역전쟁, 주택 공급 부족 등 연준이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들이 경제의 잠재력을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온라인 대출기업 렌딩트리의 텐다이 카프피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금리 인하는 주택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모기지 금리는 이미 3년래 최저 수준”이라고 WP에 말했다.

30~3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중대 기로가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파월 의장을 지속적으로 공격하며 금리 인하를 요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윗을 통해 “연준은 매우 낮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소폭의 금리 인하는 충분하지 않다”고 압박했다.

파월 의장과 연준 위원들은 경기 하강을 기다리기보다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춰 경기 침체를 막는 게 낫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그러나 먼저 움직임으로써 연준은 자체적 위험을 야기할 것이라고 WP는 우려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2.1%로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다.

팩트셋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 중 이날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225개 기업 가운데 179곳이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내놨다.

이처럼 경제 지표가 양호한 상태에서 금리를 인하하면 향후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경우 연준이 운신할 폭이 적어질 수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나 월가의 압력에 굴복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또한 차입 비용이 낮아지면 더 위험한 대출이 늘어나 궁극적으로 닷컴 시대와 비슷한 거품 붕괴와 주택 시장 추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준의 기준금리는 현재 2.25~2.5%로 역사상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0.25%포인트 인하를 확신하고 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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