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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주택시장의 어색한 옷 ‘분양가 상한제’

  • 기사입력 2019-07-2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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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만의 특징적 의식이 복기다. 피 말리는 대국이 끝나면 쓰러질 지경인데도 기사들은 두었던 한 수 한 수를 다시 놓으며 어디서 승패가 갈렸는 지 짚어본다. 조훈현은 저서 ‘고수의 생각법’에서 “패자가 된 날의 복기는 마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과 같다. 그러나 아파도 뚫어지게 바라봐야 한다. 패배한 대국의 복기는 이기는 준비를 만들어 준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집값을 잡을 ‘신의 한 수’로 분양가 상한제 민간택지 적용을 착점하려한다. 지난해 9·13 대책이후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주택시장이 최근 서울 아파트값을 중심으로 반등할 기미를 보이면서다. 분양가 상한제를 등판시킬 요량이라면 앞서 이 카드를 썼던 ‘진보 선배’ 노무현 정부의 기보를 복기해 보는게 좋겠다.

노무현은 2002년 대선 때 선거공약으로 분양가 공개를 내세워 당선됐으나 2004년 “장사하는 것인데 10배 남는 장사도 있고 10배 밑지는 장사도 있다”며 시장원리에 맞지 않는다며 반대했다. 인위적 가격규제를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어울리지 않는 ‘어색한 옷’이라 여긴 것이다. 그러나 집권당과 지지세력에 떠밀려 마지못해 동의했다.

2007년 분양가 상한제 시행결과는 기대와 딴판이었다. 공급시장은 그야말로 대혼란에 빠졌다. 정부가 2007년까지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물량에 대해서는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주택사업자들은 몰아내기식으로 사업승인을 받았고, 금융위기와 겹치면서 한동안 과잉공급에 시달렸다. 2007년 이후에는 주택공급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2008~2010년 37만~38만가구에 머물려면서 외환위기 때보다도 줄었다. 특히 서울은 2007년 준공물량이 5만가구였는데 2009년부터는 공급이 2만~3만가구로 급감했다. 이는 2015년 이후 서울 집값 랠리의 도화선이 됐다.

전셋값 급등에 따른 서민의 고통도 컸다. 너도나도 재고 주택은 뒤로하고 막대한 시세차익을 누릴 신규주택 ‘로또 청약’에 줄서면서 전세 수요가 급증했다. 지금 강남에선 최대 13억 차익 아파트까지 회자된다. 집값과의 전쟁에 전사로 나선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분양가 상한제의 부작용을 알고 있다는 듯 실효성 있는 시행령을 준비하겠다고 한다. 로또 청약을 막기위한 전매제한 기간 확대, 시세차익을 환수하는 채권입찰제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2006년 판교 사례는 이같은 방안이 ‘별무효과’라고 말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는 이명박 정부 시절의 강남 보금자리주택이 그러했듯 단기적 분양가 인하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로또 분양, 공급 감소에 따른 집값 불안, 전세값 급등 외에도 주택품질 및 다양성 저하, 건설업 일자리 감소 등 득보다 실이 많다. ‘촉’과 발이 빠른 시장에선 향후 서울의 새 아파트 공급이 끊어질 것이라고 보고 벌써부터 입주를 앞둔 아파트 사재기에 나서 분양권값이 들썩이고 있다.

바둑 고수는 실착을 하면 금방 깨닫고 손을 빼 다른 곳에서 반전의 기회를 찾는다. 문 대통령은 아마 4단으로 바둑에 조예가 깊다. 주택공급의 85%를 담당하는 민간의 활력을 꺾을 곳에 착점하지 않기를 바란다. 굳이 하겠다면 그의 친구 노무현이 우려했고, 결국 현실화됐던 부작용을 피해갈 분명한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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