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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日은 경제도발, 中러는 안보도발…격량이는 한반도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인근 우리 영공 침범은 중대 도발이 아닐 수 없다. 문제의 러시아 군용기는 조기경보기였다. 비록 중무장은 하지 않았지만 외국 군용기가 우리 영공에 무단 침입 것은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처음이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우리 영공 진입이 단순 실수가 아니라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사실이다.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가 독도 영공에 사전 예고없이 진입한 것은 23일 오전이다. 즉각 대응 출격한 우리 공군 전투기는 러시아 군용기를 향해 경고사격을 가하며 차단에 나섰다. 한데 일단 빠져나간 러시아 조기경보기는 20여분 뒤 다시 영공에 진입한 것이다. 계획된 도발이 아니고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비슷한 시각 중국과 러시아 폭격기가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사전 통보 절차도 없이 진입해 3시간 가량 날아다니며 무력시위를 벌였다. 중국과 러시아가 동해에서 사실상 합동 훈련을 한 셈이다. 동북아에 이어 인도와 태평양까지 영향을 미치는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지만 우리에 대한 도발이 명백하다.

청와대는 우리의 배타적 주권이 미치는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에 항의메시지를 전하고, 정부는 중·러 대사와 국방무관을 초치해 강한 항의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정도로는 부족하다. 더 단호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는 물론 재발 방지 약속을 확실히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과 러시아는 항공식별구역을 제집처럼 수시로 넘나들고 있다. KADIZ는 영공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가별로 임의 설정한 구역이기는 하나 통과할 때는 적어도 관할 군 당국에 사전 통보하는 게 관례다. 그런데 중국만 해도 지난해 100회 이상 KADIZ를 침범하며 사실상 무시해 왔다. 이번에도 러시아는 한국 전투기로부터 위협을 당했다고 되레 적반하장식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의 느슨한 대응이 결국 오늘의 화를 불러온 측면도 있다.

지금 한반도는 주변국 도발 격화되고 있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는 경제 도발이나 마찬가지다. 이 와중에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도발까지 겹쳤다. 공교롭게도 같은날 북한은 탄도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관측되는 잠수함을 공개했다. 하지만 강력한 대응은 말뿐이고 정부는 손에 잡히는 비책은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국의 군사 외교적 지원말고는 달리 방책이 없어 보인다.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만큼 내부적 결속과 함께 견고한 한미동맹 유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한반도 안보 확보 차원에서 한일 관계도 속히 복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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