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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그 이상” 英 보리스 존슨이 왔다
하와이안 바지차림으로 러닝
‘리더십’에 대한 통념 파괴
엉뚱함으로 국제외교 새바람 예고
특권층과 대중간 간격 해소전략
보리스 존슨 신임 영국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상으로 파격적이고 극적이며 다양한 표정과 행동, 제스처로 유명하다. 존슨 총리가 취임 하루 전인 23일(현지시간) 런던에서 보수 당대표 선거 결과에서 승리 소식을 듣고 자신의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이에 앞서 보수당 대표 선거 운동 기간 중 한 바에 들러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금발의 더벅머리를 긁적이는 모습. [EPA]

“자신만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있어 트럼프 대통령을 따라갈 지도자는 없었다. 보리스 존슨이 영국 총리로 당선되기 전까지는.”(뉴욕타임스)

사방으로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구겨진 자켓, 가끔씩 삐져나온 셔츠와 비뚤어진 넥타이. 24일(현지시간) 공식취임하는 보리스 존슨 신임 영국 총리는 특유의 ‘엉뚱함’으로 ‘국가의 수장’에 대한 통념적 이미지를 파괴, 국제 외교 무대에서 새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엉망진창’, ‘난장판’이라는 수식까지 가감없이 등장하는 그의 캐릭터는 이미지 메이킹의 제왕이라 불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압도한다는 평가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존슨 신임 총리의 당선을 통해 ‘전통적 리더십’에 대한 대중들의 통념이 바뀌고 있으며, 존슨 총리가 자신의 스타일을 정치적으로 영리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존슨 신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부상하면서 후보자들은 이제 대중에게 리더십을 심어주기 위한 전통적인 방법에 대해 재고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존슨 총리를 대표하는 파격 행보의 대표적인 것이 지난 2008년부터 8년 간의 런던 시장 시절 그가 보여준 러닝의상이다.

양털 잠바에 하와이안 바지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은 분명 빗어넘긴 금발 머리와 밝은색 넥타이, 그리고 가감없는 언행을 자랑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 못잖게 강렬하다. 정갈한 정장과 한치도 흐트러지지 않은 넥타이 차림으로 자신의 능력과 전문성을 대변하려고 한 역대 리더십의 모습과도 분명히 다르다.

NYT는 “(존슨 총리가 등장하기 전에는) 마오쩌둥 양복에 머리카락을 평평하게 자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만이 (트럼프 대통령과 비견할 정도로) 황당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자신을 캐릭터화 시키는 것에 성공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여기서 트럼프 대통령을 능가하는 캐릭터만큼이나 존슨 신임 총리가 이미지를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능력 또한 트럼프 대통령을 뛰어넘고 있다는 점이다.

존슨 총리는 이튼 스쿨,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전형적인 영국의 엘리트 중 한명이다.

NYT는 존슨 총리가 가끔 ‘바보 같아 보이는 차림새’를 통해 엘리트 교육을 받은 특권층의 이미지를 상쇄, 영국 사회 내 계층 간 간격을 메우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다른 공직자들은 (우스꽝스러운 옷차림을 입었다면) 개인의 능력에 대한 믿음까지 잃을 정도로 대중의 조롱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라면서 “존슨 총리는 대중의 마음을 연주하는 방식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존슨 총리의 평범치 않은 행보는 이 뿐만이 아니다.

그는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가족 내에서 유일한 브렉시트 강경론자이기도 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의 여동생은 영국을 유럽연합(EU)에 남아있게 하기 위해 TV에서 그녀의 상의를 벗기도 했고, 막내 동생은 브렉시트 중단을 촉구하기 위해 관직을 그만두기도 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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