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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가철에 버려지는 반려동물…“동물등록제 실효성 강화해야”
동물권 단체 “반려동물등록에 대한 혜택 부족”
반려동물을 상품 취급하는 근본적 인식 개선 필요 주장도
반려인과 반려견이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사진=헤경DB]

[헤럴드경제=성기윤 기자] 여름 휴가철인 7월과 8월은 버려지는 반려동물 수가 일 년 중 가장 많은 달이다. 여름철 휴가 등으로 인해 긴 시간 집을 비우기 위해선 반려동물을 위탁해야하는데 여기에 비용이 적지 않게 드는 것이 여름철 유기동물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 유기를 막기 위해서는 동물등록제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 유기동물 보호소에는 7월과 8월에 유기되는 동물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포인핸드(Pawinhand)에 따르면 지난해 7~8월 전국 유기동물 보호소 내에 있는 반려동물은 2만3000여마리로 집계됐다. 이 중 가족에게 돌아가거나(3111마리) 길고양이였던 동물(255마리)의 숫자를 제외하면 총 2만여마리의 동물들이 가족을 잃은 셈이다. 이는 지난해 한 해 동안 버려진 반려동물 10만2267마리의 약 20%에 해당하는 숫자가 7월과 8월에 집중적으로 버려진 것이다.

같은 기관 조사에 따르면 올해 7월 1일부터 21일까지 전국에서 가족을 잃은 반려동물은 8092 마리다. 지난해 같은 기간(7월 1일~21일)에 버려진 반려동물은 7289마리다. 이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반려동물들이 유기될 것이라 전망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여름 휴가 기간 반려동물 유기가 증가하는 주 이유는 휴가기간 동안 반려동물을 맡기는 데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반려동물을 키울 때부터 책임감있게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하는데 휴가를 갈 때 반려동물을 위탁하는데 비용이 드니 그냥 유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려동물 유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반려동물등록제 시행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전진경 카라 상임이사는 “동물등록제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 반려동물 유기에 영향을 준다”면서 “실질적으로 단속을 할 수 있는 인력이 적다. 인력을 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구조사를 할 때 처럼 반려동물에 대한 전수조사를 해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반려동물을 등록했을 때 동물 의료비나 동물 보험 등에 혜택을 주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려동물등록제가 반려견에 국한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윤나리 동물해방물결 공동대표는 “고양이 키우는 인구도 많은데 반려묘는 동물등록 대상에서 빠져 있는 것도 문제”라면서 “반려동물등록제가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구입하는 펫샵에서부터 등록을 의무적으로 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나리 동물해방물결 공동대표는 “사람들이 쉽게 반려동물을 구매하고 키우다 보니 물건으로 취급하는 인식이 팽배한게 근본적인 문제”라면서 “번식업과 판매업을 전면적으로 금지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전진경 상임이사는 “우리나라는 비반려인의 동물 혐오와 반려인의 반려동물에 대한 무책임이 공존한다”며 “동물 등록은 보호자의 최소한의 책임이다. 보호자의 책임의식에 대한 바로미터”고 말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동물을 유기하거나 동물 등록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sky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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