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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부펀드 KIC, ‘롤러코스터’ 운용 언제까지
주식비중 높아 변동성에 취약
수익률도 비교지표 대비 부진
대체투자 비중확대 행보 더뎌
금융위기 재발시 ‘치명상’ 우려
[한국투자공사]

[헤럴드경제=원호연기자]“대체투자 비중을 2~3년 내로 20%까지 끌어올리겠다”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지난해 국내외 주식 시장 변동성으로 수익률이 -3.66%로 부진하자 공언한 약속이다.

하지만 23일 헤럴드경제가 입수한 KIC의 국회 업무보고 자료를 보면 지난 6월 말 기준 KIC의 총자산 규모는 지난해말 1316억달러 대비 9.8% 늘어난1445억 달러로 이중 대체투자 자산은 234억달러로 총 자산 대비 비중이 16.2%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대비 0.2%포인트 줄었다. 반면 주식 비중은 39.6%로 지난해 말보다 4.3%나 늘었다.

KIC 관계자는 “올 상반기 주식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해외주식의 수익률이 17%에 달했다”면서 “상대적으로 대체투자 비중이 줄었을 뿐 절대액이 줄어든 것은 아니며 20% 달성 목표 시점은 시장상황에 따라 조정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도 KIC와 비슷하다. 대체투자비중은 12%대로 더 낮고, 주식비중은 지난해 말 35% 수준이다. 주식 가운데 해외비중이 절만인 만큼 올 상반기말 기준으로 비중이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국민연금도 늘 낮은 대체투자 비중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국부펀드 뿐 아니라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등 주요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은 미국 등 선진국 주식시장에서 이익실현을 하며 주식 비중을 낮추고 대체투자 자산의 비중을 늘렸다”면서 “임대료 사용료(부동산·인프라) 등과 배당수익(헤지펀드)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저성장, 저금리 기조 아래서 전통자산군의 수익률이 부진해지자 국부펀드들은 대체자산에서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나섰다. 그 결과 주요 국부펀드의 투자자산 중 대체자산의 비중은 25%에 달한다. 반면 주식비중은 36% 수준이다.

올해 미국 등 해외주가가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KIC의 주식투자 장기성과는 사실 썩 좋은 편은 아니다. KIC 자산군별 수익률(최초투자이후 연환산)을 보면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은 4%대인 반면, 헤지펀드, 부동산·인프라, 사모주식 등 대체자산은 7.46%로 더 높다. 주식의 수익률은 비교지표(benchmark)도 12bp나 밑돈다. 지난해에도 결국 하반기 증시 불안 타격을 크게 받아 전체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었다.

[한국투자공사]

미·중 간 무역 분쟁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 우려 등 시장에 잠재악재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높은 주식 비중을 유지하는 것은 그만큼 변동성에 취약한 구조라는 뜻이 된다.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통화정책의 경기부양 효과 한계, 기업이익 증가세 둔화에 따른 증시 고평가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한편, KIC가 기술력있는 신생기업에 지분을 투자해 국부를 늘리고 성장 동력을 늘리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은재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국부펀드는 장기 투자를 추구하고 확정 채무를 갖는 연기금보다 공격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며 “기술기업 투자를 자국 산업 발전에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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