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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하와이 안가요?”… 못 가는 부모들 ‘설움’
일부 초등학교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하와이 한 달 살기’
항공권 등 총 비용 약 2000만원…일부 학부모들 ‘상대적 박탈감’ 호소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성기윤 기자] “다른 아이들 하는 건 다 해주고 싶은 게 부모 심정이죠. 돈이 없어 못 가는 게 아쉬워요”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둔 장모(38) 씨는 SNS를 통해 ‘하와이 한 달 살기’를 접한 후부터 틈틈이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장 씨는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같은 사람들이 하와이 한달 살기하는 걸 인스타에서 보는데 너무 부럽다. 언젠간 아이와 꼭 가보고 싶다”면서 “돈이 많이 들어 가능할 지 모르겠다”라고 털어놨다.

여름 방학시즌이 되면 초등학생 아이를 둔 일부 학부모 사이에선 ‘하와이 한 달 살기’가 유행이다. 방학시즌이 되면 하와이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카페에는 하와이 한달살기에 대한 후기와 질문들이 속속 올라온다. ‘하와이 한 달 살기는 얼마정도 들까요?’, ‘요즘 해외 한 달 살기 많이들 하시죠?’’등의 글들에는 조회수가 수백회 이상이다. 여기에는 ‘부럽다’, ‘언젠간 꼭 해보고싶은 버킷리스트다’라는 댓글들도 여럿 달린다. 자녀와 하와이 한 달 살기를 한 경험이 있는 한 누리꾼(sang***)은 인터넷 게시판에 “영미권으로 가고 싶어 하와이를 선택했다. 돈보다 추억을 더 남기고 싶었다”고 하와이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여행사들도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관련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현재 해외에서 한 달 살기 상품을 개발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정상 해외 한 달 살기를 하지 못하는 부모들은 속이 탄다. 남들 다 가는 데 본인의 아이만 못 가는 것 같아 상대적 박탈감이 든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가장 큰 장벽은 높은 비용이다. 인터넷 누리꾼(알***)은 자녀 1명을 포함한 3인 가족이 하와이에서 한 달을 살기 위서는 항공권과 숙박, 렌터카, 체류비 등 1500~2000만원 가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학부모 장 씨는 “예전엔 하와이는 너무 비싸서 신혼여행으로 엄두도 못 냈는데 요즘은 하와이는 거의 일반적이다. 더 비싸고 더 먼 데도 가더라”라고 말했다.

비용도 많이 드는데다 적어도 부모 중 한 명은 한 달을 쉴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하는 것도 문제다. 초등학교 2학년과 6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하와이 한 달 살기를 다 다녀오나보다. 반에 안 간 애가 없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사실 돈도 돈이지만 부부가 맞벌이를 하면서 시간을 내는 게 쉽지 않다.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씁쓸해 했다. 마포구에 사는 학부모 임모(40) 씨는 “들어는 봤다. 아직 이 동네는 그렇게 많은 것 같지는 않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sky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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