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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마트, 고객에게 신제품 평가 받는다
공모전 선발 협력사 상품 대상
두달 간 테스트 판매거쳐 선정
기획기간도 한달 반으로 단축
고객 빠른 니즈 변화 대응 목적


이마트 매장

이마트가 앞으로 고객에게 호평을 받은 제품을 가려 신상품으로 출시한다. 신제품 출시를 사실상 고객의 평가에 따른 경쟁방식으로 바꾸는 셈이다. 이와 함께 신제품 출시 기획 기간도 종전 6개월 가량 걸리던 것에서 한 달 반으로 크게 줄인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과 소비자의 요청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도입한 이마트의 실험은 ‘온 라이프’(online life)의 소비방식을 오프라인 유통현장에 접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이와관련, 최근 열린 이마트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위기는 생각보다 빨리 오고 기회는 생각보다 늦게 온다”며 발 빠른 위기 대응을 주문했다. 정 부회장은 또 “지금은 역량을 축적해야 하는 시기이며, 기회가 왔을 때 이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도 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날부터 두 달 간 협력사 상품을 대상으로 신상품 출시를 위한 테스트 판매에 돌입한다.

이번 테스트 판매 대상 제품은 61개 협력사가 생산한 총 400여 개의 제품이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5월 ‘우수 협력사 공모전 컨벤션’을 개최하고, 303개의 참여 회사 중 61개의 우수 협력사를 선발한 바 있다. 협력사를 선발할 때도 고객 평가단이 이마트 직원들과 협의 과정을 거치는 등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스트 판매가 진행되는 곳은 이마트 매출 상위 매장인 왕십리, 가양, 수원, 연수, 월계, 죽전 등 6개 점이다. 트레이더스와 전문점에서 상품 판매를 원하는 협력사를 위해 하남, 월계 등 트레이더스 7개 점과 노브랜드, 삐에로쑈핑 등 전문점 27개 매장에서도 테스트 판매를 실시한다. 단 매장별 운영 기간은 다르다.

품목별로 보면, 고객들에게 새롭게 선보이는 협력사는 생활용품이 25개사로 가장 많다. 이어 신선식품 16개, 가공식품 8개, 애완용품 7개, 가전 3개, 패션 2개 등이다. 이마트는 테스트 판매에서 고객의 선택을 받은 협력사에 대해 상품성이 입증됐다고 보고 정식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신상품 출시 여부가 상품기획자(MD) 1인의 판단에 따른 것이 아니라 다수 고객의 선택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다.

협력사 상품이 고객을 만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대폭 단축됐다. 예전에는 MD가 협력사들을 일일이 방문하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입소문이 난 상품들을 찾아내 해당 회사와 연락한 후 사내 품평회를 열고 계약 조건을 협의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 협력사들이 고객에게 자신의 상품을 소개할 수 있었다. 이런 절차를 다 거치다 보면 6개월이 훌쩍 지나 일부 상품은 이마트에서 판매될 때 이미 유행이 지나기도 했다.

협력사 상품 테스트 판매 포스트

하지만 올해는 지난 5월 말 ‘우수 협력사 공모전 컨벤션’을 개최한 이후 55일 만에 테스트 판매가 이뤄졌다. 협력사의 신상품이 소비자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예전보다 3배 이상 빠르다는 게 이마트 측 설명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특성상 제품의 실제 유행기간과 신제품 출시기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 온라인과의 경쟁에서 한 발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며 “이마트의 이같은 조치는 신제품 출시기간을 온라인 생태계에 맞추기 위한 것으로, 향후 이마트의 성과 여부에 따라 대형마트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이처럼 신상품 출시 방식을 변경한 것은 급변하는 고객 니즈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경쟁사보다 빠르게 선보여 제품 차별화를 하겠다는 게 이마트의 복안이다. 특히 이마트 MD 뿐아니라 소비자 고객 평가단의 의견이 반영되다 보니 어느 때보다 상품 종류도 다양해졌다. 머랭쿠키와 같은 SNS 핫이슈 아이템은 물론 이탈리아 유기농 순면 생리대 ‘비비꼬뜨’, 커피로 만든 식물 영양제 ‘커비’ 등 친환경·아이디어 상품들이 신상품 예비 후보군에 다양하게 포진했다.

노재악 이마트 상품본부장은 “상품 혁신을 통한 이마트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400여 가지 상품에 대한 테스트 판매를 실시한다”며 “신상품 선정에 100여 명의 소비자 평가단의 의견을 반영한 것처럼 앞으로도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 발굴을 위해 이마트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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