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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텔루 이어 팰리까지…현대·기아차 美 질주에도 ‘속앓이’, 왜?
- 텔루라이드 북미서 월 6000대 판매
- 美 조지아 공장 생산능력 추가 증설
- 울산 4공장은 팰리세이드 증산 난항
- ‘특근 거부’에 공급난 장기화 불가피
기아차 텔루라이드. [기아차 제공]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대형 SUV ‘텔루라이드’에 이어 ‘팰리세이드’를 미국 시장에 선보이며 하반기 점유율 확대의 고삐를 죈다.

관건은 생산량이다. 지역별 수요나 정세에 따라 현지법인에서 즉각적으로 증산을 결정하는 해외 공장과 달리 노동조합이란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하는 국내 공장의 한계 때문이다.

17일 기아차에 따르면 ‘텔루라이드’의 북미 시장 판매량은 5월 6273대에 이어 6월 5989대로 집계되며 월 판매량 600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 우려한 대형 SUV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을 불식시킨 유의미한 결과다.

다음 타자는 현대차 ‘팰리세이드’다. 국내에서 전량 생산하는 구조상 지난 4월부터 북미 시장으로 선적돼 이달부터 본격적인 현지 판매에 들어간다.

팰리세이드는 지난 4월 123대를 시작으로 5월 7318대, 6월 5189대가 각각 수출됐다. 지난 4월 월간 생산량을 6200여 대에서 8600여 대로 늘리는 데 합의한 것을 고려하면 생산 물량 대부분을 선적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현대차 제공]

지난달 팰리세이드의 북미 계약 물량은 383대다. 텔루라이드의 인기로 비춰볼 때 이는 급격하게 늘어날 공산이 크다. 실제 외신들은 기본 SE 트림을 기준으로 텔루라이드(3만2735달러)보다 140달러 낮은 3만2595달러의 가격 정책을 주목하며 판매량 증가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호평했다.

최대 과제는 물량 확보다. 우선 기아차 미국 조지아 공장은 연간 7만대 수준인 텔루라이드 생산능력을 연내 추가 증설해 연간 최대 10만대 수준으로 상향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연간 총 생산능력 34만대에 달하는 조지아 공장 가동률은 현재 83% 수준이다. 현지에선 지난 2017년 최고치에 달했던 가동률(86.4%)을 회복할 수 있다는 낙관론도 확산되고 있다.

반면 팰리세이드를 생산하는 울산 4공장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해외법인이 간단하게 증산을 결정하는 것과 달리 국내에선 노사 단체협약에 따른 노조 동의가 필수적이다.

지난달 현대차는 울산 2공장에서 팰리세이드를 증산하는 방안을 노조에 제안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급기야 노동조합 대의원들은 16일 울산 4공장에서 회의를 열어 증산 반대와 특근 거부로 의견을 모았다.

근로자들이 주말 특근을 거부하면 팰리세이드 생산량 감소는 불가피하다. 타 공장에서 증산을 결정하더라도 라인 정비에 최소 8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공급난은 더 길어질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산 결정에 있어 단순한 구조를 지닌 해외 공장과 달리 노조 동의를 얻어야 하는 국내 특성상 인기 차종의 생산 차질은 회사 수익에 막대한 불이익을 안겨다 줄 것”이라며 “내수 시장에서 팰리세이드 구매를 포기한 고객이 2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해외 판매량이 늘면 증산 문제는 더 큰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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