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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에 관대한 나라’ 한국도 무알코올에 매료
‘하이트제로 0.00’ ‘클라우드 클리어제로’ 출시
오비맥주도 가세 채비…와인제품도 속속 등장
현재 100억 규모…판 커지면서 10배 성장 전망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맥주를 고르는 소비자 모습. [연합]

국내 논알코올 음료 시장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국내 맥주시장이 4조원을 넘어섰다면, 논알코올 시장은 100억원(업계 추정치) 규모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저도주를 선호하는 트렌드 등 영향으로 논알코올 음료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이에 따라 주류 및 음료업계는 제품 개발과 판매처 확대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음료가 지난 2012년 ‘하이트제로0.00’ 제품으로 국내 논알코올 음료 시장을 연 데 이어, 롯데칠성음료가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로 가세하면서 시장 판이 커지고 있다.

이들 제품은 일반 맥주와 달리 효모를 첨가해 발효시키는 단계를 거치지 않는 ‘비발효 제조공법’으로 탄생했다. 맥아를 당화(糖化)시킨 후 여과한 맥아 엑기스에 홉 엑기스, 각종 원료와 향을 가미해 만든다. 논알코올 음료는 발효 제조공법으로도 생산되는데,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알코올을 임의 제거(알코올제거법)하거나 발효 과정 중 5~10시간 내 발효를 중단시켜 제품화(발효억제법)하는 식이다. 이렇게 생산된 제품은 ‘탄산음료’, ‘혼합음료’ 등으로 분류되지만 국내 주세법에 따라 19세 이상 성인에게만 판매 가능하다.

‘하이트제로0.00’은 수입 제품이 대다수인 국내 논알코올 음료 시장에서 알코올 함량 0.00%인 점을 내세워 판매량 1위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은 804만1296캔으로 2017년(749만9712캔) 대비 5% 이상 성장했다. 출시 초기인 2013년 판매량과 비교하면 25% 이상 성장한 수준이다. 2012년 11월 출시 이후 지난 5월까지 총 누적 판매량은 4600만캔에 달한다.

하이트진로음료는 국내 논알코올 음료 시장 규모를 100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약 7000억원대 규모로 성장한 일본 논알코올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인구수와 물가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시장이 최소 10배 수준인 1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회사는 전망했다. 이에 따라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시장 성장을 이끌어간다는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가 2017년 선보인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도 맥주 맛을 내지만 알코올 함량은 0.00%인 논알코올 음료다. 올해 1~6월 판매량은 90만캔 수준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선 다소 주춤하나,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가 시작되면 판매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운전이나 업무 등 다양한 상황에서 맥주를 마시지 못하는 맥주 헤비 유저가 주 타깃”이라며 “향후 판매처를 더욱 확대하고 인지도를 높여가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시장점유율은 하이트제로가 60% 안팎을 차지하고 있고,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가 약 23% 수준을 기록 중이다. 그 뒤를 분다버그, 에딩거, 3홀스, 도라다 등 수입 제품이 잇고 있다.

이 가운데 오비맥주도 논알코올음료 제품 출시를 검토 중이다. ‘카스 제로’ 상표권은 이미 등록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글로벌 본사인 AB인베브가 2025년까지 생산량의 20%를 무알코올 및 저알코올로 바꾸겠다고 공식화한 것은 그만큼 이 시장을 크게 보고 있다는 뜻”이라고 언급했다.

맥주 뿐 아니라 와인과 막걸리 등도 논알코올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논알코올 와인 중에선 독일산 구스타프호프 유기농 무알코올 와인(750㎖, 2만원대)이 인기 제품으로 꼽힌다. 판매 후기엔 ‘임산부인데 와인 한잔이 너무 생각나 주문했는데 기분 내기에 좋은 것 같다’, ‘일반 와인으로 착각할 만큼 맛과 향이 뛰어나다’는 등 호평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이웃나라 일본 뿐 아니라 유럽에선 논알코올 음료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한국도 저도주를 선호하는 트렌드가 강해지고 있고 최근 음주운전 단속 및 처벌을 강화하는 등 사회적으로 음주 문화를 개선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논알코올 음료 시장이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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