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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볼썽사나운 한국당 감투다툼, 웰빙당 본색 다시 나오나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자리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자유한국당 내 ‘감투 다툼’이 볼썽사납다. 한국당 지도부는 국토위원장 사임을 거부한 박순자 의원을 결국 당 윤리위에 회부하기로 했다. 정식으로 징계절차에 착수하겠다는 얘기다. 막무가내로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는 박 의원이나, 이 정도 사안도 매끄럽게 교통정리하지 못하는 당 지도부의 무능 모두 국민들 보기엔 한심하고 딱하다.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를 잔칫집 떡 나눠먹듯 돌아가며 차지하 관행도 참으로 우스꽝스럽다.

‘입원 투쟁’을 불사하며 벌이는 박 의원의 버티기는 우리 국회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약속도 원칙도 헌신짝 버리듯 팽개치는 정치권의 속성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당초 한국당은 지난해 7월 후반기 국회 원 구성 때 임기 2년의 자당 몫 상임위원장 자리를 3선 의원들이 1년씩 쪼개 나눠 맡기로 했다고 한다. 이런 약속에 따라 지난 5일 의원총회에서 산업자원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장과 보건복지위원장을 교체했다. 그런데 박 의원은 “그런 합의를 한 적이 없다”며 맡고 있던 국토교통위원장 사퇴를 거부한 것이다. 박 의원 주장의 진위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 모든 소속 의원들이 그렇게 알고 있고, 다른 위원장은 순순히 자리를 내놓지 않았는가. 당시 지도부가 박 의원만 예외를 인정했을 리 만무하다. 잘못된 결정이라도 일단 약속을 했다면 어떠한 일이 있어도 지키는 것이 정치인의 도리다.

하긴 박 의원 문제 뿐이 아니다. 한국당 내에서는 주요 당직을 놓고 계파간 갈등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의 최근 사퇴 압박 논란이 그 예다. 여의도연구원은 한국당의 싱크탱크다. 더욱이 총선을 앞두고 여론조사를 주관하는 역할을 한다. 그 수장은 공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직인 셈이다. 그러니 친박계가 공천권을 확보하기 위해 비박계인 김 원장을 교체하려했다는 것이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김 의원이 계속 맡기로 했다”고 정리했지만 교체 이야기가 나왔다는 사실은 부인하지 않았다.

황교안 체제 이후 한국당은 상당한 지지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의한 반사이익일 뿐 한국당 힘으로 일궈낸 게 아니다. 자신을 버리고 더 낮은 자세를 보이지 않으면 다음 총선 결과는 보나마나다. 조금 사정이 나아졌다고 ‘웰빙당’ 행색 나오는듯해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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