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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는 사람은 다 아는’ CPA 출제위원…공정성 의문
2년 임기 금감원 자문교수
업계 “매년 당연직 출제자”
금감원 “공식 공개는 안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위원(교수)이 그해 공인회계사(CPA) 시험 출제위원으로 우선적으로 고려된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수험생들은 모르지만, 업계와 학계의 소수 사람들은 이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라는 지적이다.

11일 헤럴드경제가 취재한 복수의 회계법인 현직회계사들과 학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금융감독원은 2년 임기의 회계제도실 자문위원을 2명씩 선정한다. 2명의 교수가 겹치는 임기는 1년이다. A가 교수가 2018~2019년 임기라면, B 교수는 2019~2020년인 식이다. 금융감독원이 회계제도실에 자문위원을 두는 이유는, 기업들이 회계처리를 어떻게 할지 답해 주는 ‘질의 회신’을 하기 이전에 사전적으로 교수들에게 처리 방식에 대한 자문을 듣기 위해서다. 애초에 공인회계사 시험을 출제하기 위해 위촉된 교수들이 아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자문위원들이 회계사 시험 출제에 들어가는 빈도가 높다는 것을 구조적 문제로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자문위원들에게 해당 시험의 출제위원으로 들어갈지 우선적으로 물어보는 걸로 알고 있다”며 “바쁜 교수들이야 들어가지 못할 때도 있지만, 웬만하면 출제위원으로 들어가고, 그것을 들어가려고 일부로 시간을 비워놓는 사람도 봤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2차 시험에는 특히나 거의 매년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며 “회계사 시험이 7일이라는 짧은 시일에 이뤄진다는 것을 알 사람은 알기 때문에 자문위원에게 시험 며칠전 전화를 걸어 전화를 받는지 안 받는지 확인하기도 한다”고 했다.

알만한 사람들은 자문위원 파악을 통해 출제교수가 누구인지 알수 있다는 지적이다. CPA 강의를 진행하는 복수의 강사(재무회계·원가관리 등)들은 유출 가능성은 부정하면서도 기자와의 대화에서 “출제 교수들과 막역한 관계”라고도 했다.

박권추 금융감독원 전문심의위원은 “회계제도실 자문위원과 시험 출제위원 모두 금감원 차원에선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며 “회계제도실 자문위원에게 출제위원을 할지 우선적으로 물어보는 일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날 금감원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논란이 된 ‘회계감사’ 과목의 2개 문제(제 2의견의 안정장치 이유, 감사인 선임)가 모두 동일인 출제라는 점을 인정했다. 해당 교수는 문제가 된 대학에서 특강을 한 다른 교수(과거 출제위원)와 회계감사 서적을 지난해 공저했다.

김지헌·정경수 기자/kw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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