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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이 돈을 번다…자산가들 사모·부동산펀드에 푹 빠졌다
사모펀드 383.6조 …올 53조↑
채권·파생상품 등 맞춤형 장점
국내외 오피스빌딩에도 뭉칫돈
저금리·증시부진에 서민은 울상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악재가 계속되고 있지만, 고액 자산가들의 ‘전유물’인 사모펀드와 부동산 시장에는 돈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다르면 사모펀드의 순자산총액은 8일 현재 383조5945억원으로 집계됐다. 330조4343억원이었던 연초에 비해 53조원 넘게 급증한 규모다. 같은 기간 공모펀드는 214조104억원에서 249조7146억원으로 증가했다.

공·사모 모두 순항하는 듯하지만 자세히 보면 사정이 다르다. 미·중 무역분쟁이라는 대형 변수에 대한 대응력에서 차이가 나타났다. ‘검은 목요일’ 직전인 5월 8일 공모펀드는 252조2393억원까지 늘었지만 이후 2조5247억원이 증발해버렸다. 그 사이 사모펀드는 19조7253억원을 더 모으는 데 성공했다.

사모펀드는 49명 이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돈을 모아 주식,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펀드로,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인 고액 자산가를 위한 상품이다. 지리한 박스권에 갇힌 증시 대신 대체투자가 각광 받으면서 부동산을 중심으로 사모펀드가 빠르게 성장했다.

실제 사모 부동산펀드는 연초 74조7552억원에서 이달 8일 85조1152억원으로 급증했다. 반면 공모 부동산펀드는 2조392억원에서 2조9628억원으로 찔끔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별자산펀드의 경우에도 사모는 67조4423억원에서 80조203억원으로 불어나며 정체 상태인 공모를 크게 앞서나갔다.

운용사들도 시들해진 공모펀드보다 자산가 대상의 사모펀드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자산가들 입맛에 맞춰 국내외 유망 오피스 빌딩 등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한 번에 ‘억대’를 쓸 수 있는 자산가 몇 명만 모여도 조기 마감이 가능하고 사후 관리도 보다 간편해 사모펀드가 낫다는 판단이다. 특정 종목에 전체 자산의 10% 이상 투자를 금지하는 등 각종 규제를 적용받는 공모펀드와 달리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한몫한다.

업계 관계자는 “자산가 대상인 사모펀드, 부동산 시장만 살고 일반투자자 대상인 증시와 공모펀드는 죽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전반적인 시장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 해결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 업계에서는 사모시장에 적용되던 혜택을 공모로 확대해 짓눌린 투자심리를 되살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프라이빗마켓뿐 아니라 퍼블릭마켓에서도 인센티브가 나와야 한다”며 “일각에서는 당국이 준비 중인 공모형 펀드·리츠 활성화 방안에 세제혜택이 포함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고 전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다른 나라처럼 연금이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펀드 시장으로 자금을 흐르게 하는 파이프라인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연금, ISA를 주로 판매하는 은행이 이해상충 문제로 펀드를 외면하는 채널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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