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10년물 국채, 3일 연속 91일 통안채 하회…경기전망 ‘먹구름’
금리스프레드 역대 최저
3년 국고채 1.4% 하회
일부선 ‘R의 공포’ 거론도



경기침체의 전조로 볼 수 있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미·중 무역분쟁, 일본 경제제재 등 대외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성장 전망에 ‘적신호’가 켜지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금리에 하방압력을 가하는 모습이다.

8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고채와 통안채 91일물 간 금리 스프레드(차이)는 지난 3일 -0.021%, 4일 -0.025%포인트, 5일 -0.015%포인트를 기록하며 3일 연속 마이너스(-)를 지속했다. 두 채권 간 금리 스프레드가 3일째 마이너스 상태를 이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일에 찍은 마이너스 폭은 역대 가장 큰 기록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장기물은 만기가 길기 때문에 단기물보다 수익률이 높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나빠질 것으로 전망되면, 안전자산인 장기 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오르고 금리가 떨어진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보다 낮아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만기가 조금 더 긴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사이의 격차도 불과 10bp(1bp=0.01%포인트)대로 좁아졌다. 지난 3일엔 10.5bp를 기록,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8월 13일(8bp)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이에 대해 향후 국내 경기에 대한 부정적 관측이 커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경기 둔화에다 일본의 무역 제재라는 악재까지 발생하며 수출 기반의 성장 동력이 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아졌다. 정부가 올해 성장 전망을 2.4~2.5%로 낮췄지만, 일각에서는 2%대 초반도 장담하기 어렵다며 장단기 금리 역전에 따른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 확산까지 거론하고 있다.

외국인의 순매수 행렬도 채권금리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장외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월에 사상 최대인 10조5784억원어치의 채권을 순매수한 데 이어 6월에도 10조2753억원을 사들였다. 이달 들어서도 6957억원의 순매수세를 이어가며 원화채권 투자 잔액을 역대 최대인 125조원 수준으로 늘렸다.

장단기 금리 역전과 외국인 순매수 등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으로도 해석된다. 대내외로 어려운 사정을 고려할 때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시각이다. 한은 통화정책 기대를 반영하는 3년물 국고채 금리는 5일 장중 1.4% 아래로 떨어지며 장중 기준으로 2016년 10월 25일(1.398%)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다만 최근 미국 고용지표의 개선은 미국발 금리인하 압력을 다소 완화해줬다. 7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미국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25bp 내릴 가능성을 95.1%, 50bp 내릴 가능성을 4.9% 반영하고 있다. 지난달 말만 해도 한꺼번에 50bp 인하할 가능성은 30%를 웃돌았었다.

최근 F/X 스왑레이트가 반등하며 재정거래 유인이 소폭이나마 축소됐다는 점도 외국인의 대규모 유입에 따른 금리 부담을 줄여주는 측면이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시장은 그동안 한은이 7월 FOMC 확인 후 연내 1회 인하한다는 게 컨센서스였다”며 “하지만 최근 일본의 제재 방침, 정부의 ‘폴리시믹스’(재정·통화정책 조합) 강조 때문에 선제적으로 인하하는 것 아니냐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7월 인하가 현실화되면 연내 2회에 대한 기대까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승연 기자/spa@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