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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이색記] ① 도망치려는 자 vs 붙잡으려는 자, 카바디

‘스포츠’하면 어떤 종목이 제일 먼저 생각나나요? 아마 대부분 축구나 야구 또는 농구, 배구 등을 떠올리실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잘 아는 종목 뒤엔 비인기 스포츠부터 이색 스포츠까지 수많은 종목이 존재합니다. 아직 빛을 보고 있지 못하는 종목을 소개하기 위해 연재를 시작합니다. 첫 편은 카바디입니다. <편집자주>

[헤럴드경제=정지은 인턴기자] 한국에 태권도가 있다면 인도엔 카바디(Kabaddi)가 있다.

고대 인도의 병법에 기원을 두고 있는 변형된 투기 종목인 카바디는 술래잡기와 피구, 격투기가 혼합된 인도 전통 스포츠다. 인도뿐만 아니라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에서 국민 스포츠로 통하지만, 아직 카바디가 낯선 국내에선 ‘술래잡기 비슷한’ 종목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술래잡기를 떠올리고 경기를 봤다간 카바디의 격렬함에 자칫 당황할 수 있다.

레이더가 터치하기 위해 손을 뻗고 있다.[벵갈 워리어스]

카바디는 힌디어로 ‘숨을 참는다’는 뜻이다. 경기는 ‘레이더’라 불리는 공격수가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 상대 팀 선수를 터치하고 자기 진영으로 돌아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때 레이더는 숨을 참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쉴 새 없이 “카바디, 카바디”라고 외치는 것이 포인트다. 이때 심판은 소리가 도중에 끊기거나 늘어지거나 작아지면 공격 실패로 간주한다.

경기는 가로 13m, 세로 10m(여자 12m x 8m)의 배드민턴 코트보다 조금 더 큰 경기장에서 이뤄진다. 한 팀은 12명으로 구성되고 경기에는 7명이 출전해 전·후반 20분씩(여자 전·후반 15분씩) 총 40분 동안 시합을 벌인다.

동전 던지기로 공수를 정하면 공격하는 팀은 레이더 한 명을 수비 진영으로 보낸다. 레이더는 숨을 쉬지 않는 동안 가능한 많은 수비수를 터치하고 자기 진영으로 복귀하는 것이 목표다. 이때 복귀하는 레이더의 신체 일부가 중앙선을 넘으면 레이더와 조금이라도 닿았던 수비 선수는 아웃되며 그 숫자만큼 공격팀은 점수를 얻게 된다.

반면 ‘안티’라 불리는 수비수들은 레이더를 복귀하지 못하도록 필사적으로 막아야 한다. 안티는 레이더가 터치하기 전까지는 피해 다니다가 터치가 되면 온갖 방법을 동원해 레이더가 중앙선을 넘지 못하도록 저지한다. 이때 수비에 성공할 경우 1득점한다.

자기 진영으로 돌아가는 레이더를 막고 있는 수비수들.[벵갈 워리어스]

카바디는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부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우리나라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을 기점으로 대한카바디협회가 설립됐다.

한국 대표팀은 늦은 출발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공동 금메달을 수상한 한국 남자 대표팀은 지난해 열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기에 카바디 스타도 탄생했다. ‘인도 리그에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다’는 소식을 듣고 인도로 떠난 이장군(27) 선수는 인도 프로카바디리그(Pro Kabaddi League, PKL)에서 억대 연봉을 받으며 에이스 레이더로 활약 중이다. 또 고영창(26), 이동건(23) 선수 등도 인도의 프로리그를 경험했다.

인도 프로카바디리그에서 활약 중인 이장군(27) 선수.[이장군 제공]

2014년 인도는 전 세계에 카바디 보급을 위해 인도 현지 선수들과 국외 용병선수로 8개 프로구단을 구성하여 1개월간 프로카바디리그를 시작했다. 그 후 현재 4개 구단이 더 생겨나 12개의 구단으로 3개월간 시즌이 열리고 있다.

jungj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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