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과거 대하는 태도 뻔뻔”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라는 보복성 조치에 나선 가운데 북한이 일본의 과거청산과 배상을 촉구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과거청산을 떠난 미래를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는 제목의 정세론해설에서 “일본 반동들의 역사왜곡, 역사부정 책동이 날이 갈수록 우심해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를 식민지화하고 수많은 아시아 나라 인민들에게 불행과 고통을 들씌운 죄 많은 과거를 깨끗이 청산하지 않고서는 일본의 앞날을 기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이어 “하지만 과거를 대하는 일본의 태도는 너무도 뻔뻔스럽다”며 “일본 반동 지배층은 강제징용 죄행을 공공연히 부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특히 아베 신조 총리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최근 조선인 강제징용자를 ‘옛 조선반도(한반도) 출신 노동자’로 언급하면서 본인들의 자유의사에 따라 개별적으로 일본으로 건너왔다고 주장한데 대해 강력 비판했다. 신문은 이와 관련해 “일본 반동들은 죽음의 고역장들에서 노예노동을 강요당하고 낯설고 차디찬 이국땅에서 백골이 돼버린 조선 사람들을 또다시 심히 모독하고 우롱했다”며 “지나온 역사는 납치, 강제연행을 정책화하고 그것을 국가적 범위에서 조직적으로 시행한 특대형 범죄국가 일제의 죄행을 만천하에 고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조선반도 출신 노동자’라는 표현에 대해 “죄악의 역사를 정당화하려는 일본 반동들의 파렴치성, 간악성이 그대로 체현돼있다”고 반박했다.

신문은 아울러 일본의 자위대 군사활동 범위를 해외로 확대하는 내용의 안전보장 관련법 발효 등을 거론하면서 일본의 역사왜곡 배경에는 군국주의와 제국시대 부활 의도가 자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일본이 해야 할 일은 무조건적인 과거청산이다. 바로 여기에 일본의 미래가 있다” “죄악으로 얼룩진 피묻은 과거에 대한 성근한 반성이며 진심어린 배상”이라고 했다.

북한의 일본에 대한 비판은 새로운 게 아니다. 다만 한일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시점에 일본 수출 규제의 시발점이 된 한국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 판결 등 일본의 과거사문제를 정조준하고 배상문제까지 거론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과거사문제를 둘러싼 대일전선에서만큼은 남북공조에 나선 셈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