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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비핵화 내부 명분 찾기 속 자력갱생 강조
-北 기념주화, ‘반미’ 대신 ‘비핵화’ 메시지
-북미협상 불투명 속 자력갱생 지속 강조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남북미 6·30 판문점 회동 이후 한반도정세에 훈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내부적으로 비핵화 명분 찾기에 나서는 동시에 국제제재가 계속되는 상황에 대처해 자력갱생도 지속 강조하는 모습이다.

먼저 북한 중앙은행은 올해 새로 발행한 기념주화에 비핵화 문구와 그림을 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체육위원인 이상현 태인 대표가 입수해 공개한 기념주화에는 '조선반도의 비핵화', '세계의 평화와 안전수호'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3개의 손이 'N'이 표시된 핵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를 짓눌러 부수는 듯한 그림도 포함됐다. 북한의 정치적 메시지를 담는 중앙은행 기념주화는 과거 반미메시지나 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뤘다.

북한 중앙은행이 올해 발행한 기념주화에 '조선반도의 비핵화', '세계의 평화와 안전수호'라는 문구와 함께 핵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를 짓부수는 듯한 그림을 새겨 넣으며 비핵화 의지를 드러내 눈길을 끈다. [연합]

작년 기념주화에는 주먹으로 'USA'가 새겨진 로켓과 성조기를 짓누르는 그림이 새겨졌다. 북한의 올해 기념주화는 비핵화와 관련한 전략적 노선 변화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완전한 비핵화로 나가려는 것은 노동당과 정부, 그리고 자신의 확고한 의지이자 불변한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북한이 수십년간 고난의 행군을 비롯한 혹독한 시련과 희생을 감내해가며 어렵사리 핵 개발을 추진해왔고 '핵 무력 완성'을 김 위원장의 최대 업적으로 내세워온 만큼 내부 주민과 군부를 상대로 납득할만한 핵 포기 이유를 설명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대북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정상들과 만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결국 핵이 자리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도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해왔다"며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외부를 향한 비핵화 메시지와 함께 내부를 설득할 수 있는 비핵화 명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자력갱생을 지속 강조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현실발전의 요구에 맞게 자력갱생 교양을 더욱 심화시키자'는 제목의 사설에서 '사회주의 강국 건설'이란 목표 아래 '자력으로 비약하는 주체조선' 비전을 제시한 뒤, 현 시기를 사회주의 건설에서 "매우 중요하고도 관건적인 단계"라며 "획기적인 전환점, 도약대를 마련해야 할 절박한 시기"라고 규정했다. 사설은 이어 "자력갱생은 우리식 사회주의의 존립의 기초이고 전진과 발전의 동력이며 우리 혁명의 존망을 좌우하는 영원한 생명선"이라고 했다.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지난달 28일 김 위원장 추대 3주년을 맞은 중앙보고대회에서 "자력갱생의 자기존립의 기초로 발전의 동력으로 삼고 있는 주체조선의 국력은 무궁무진하며 그 어떤 세력도 우리 공화국이 나아가는 길을 변경시킬 수도 없고 우리를 질식시킬 수도 없다"고 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압박이 여전하고 향후 북미 비핵화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성과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에서 자력갱생노선을 통해 대처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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