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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적발표 앞둔 삼성전자…최고조에 달하는 내부 위기감
- 메모리 반도체 실적 악화에 일본 소재 수출규제까지 '설상가상'
- 삼성바이오 수사, 내달 대법원 판결에 영향
- CEO 3인방 위기극복 내부결집 당부
- 이 부회장, 해외 유력인사들과 신사업 논의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삼성전자 내부에 위기감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성장을 거듭해 온 삼성전자의 성공 DNA도 한치 앞을 내가보기 힘든 여러 불확실성의 변수에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화웨이 사태'로 반도체, 스마트폰 사업도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이 한국에 대해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의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나서면서 향후 삼성전자의 사업전선에도 적잖은 악영향이 예상된다. 여기에 이재용 부회장의 대법원 판결은 삼성전자의 불확실성에 정점을 찍고 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현재의 불확실성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당장 대표이사들이 공동 성명을 통해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섰고, 이재용 부회장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대표를 만나는 등 해외 유력인사들과의 교류를 확대하며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도체 적자 현실화…'화웨이 사태'에 日 핵심소재 수출규제까지= 오는 5일 삼성전자 2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헤럴드경제 7월1일자 참고〉

IBK투자증권은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실적 개선 여지가 없다"는 이유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5조2980억원으로 예상했다. 현대차증권도 영업이익이 6조원에 한참 못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10개 증권사가 내놓은 영업이익 전망치의 최저치와 최고치는 5조2980억원과 6조4660억원(NH투자증권)으로, 그 차이가 1조원을 훌쩍 넘고 있다. 그만큼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전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다.

2분기 실적 이후에도 삼성전자의 사업전선은 안갯 속에 휩싸여 있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밝히면서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일 한국에 대한 수출관리 운용정책을 수정해 TV와 스마트폰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에 부품으로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리지스트와 에칭가스(고순도불화수소)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를 오는 4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규제 조치 리스크에 대비해 거래선을 다변화했지만 이들 소재 공급이 장기화되면 국내 기업 80%가 일본 기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반도체 생산라인 자체의 가동을 중지해야 하는 상황도 우려된다.

재계 관계자는 "일본 수출 규제는 삼성이 안고 있는 수많은 대외 경영 변수 중 하나로 업계에서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 반도체를 비롯한 관련 기업들은 실질적 영향에 대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비 온 뒤 땅이 굳는다" 내부 분위기 다잡기 나선 CEO 3인방= 안팎으로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고동진 사장 등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들은 1일 사내망을 통해 공동 명의로 하반기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들은 메시지에서 "지난해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나 현재 각 부문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의 실적 감소,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심화와 성장 정체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어려움을 극복했던 경험이 있다"며 "비 온 뒤에 땅이 굳는 것처럼 초일류 기업들은 위기를 도전정신과 혁신으로 극복한다. 삼성의 위기극복 DNA를 바탕으로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부회장, 4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만나 신사업 논의= '위기 경영'에 돌입한 이재용 부회장은 오는 4일 방한하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반도체,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등 신사업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 회장은 미래 성장 잠재력이 큰 기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유명하다. 소프트뱅크비전펀드(SVF)는 차량공유 기업 우버의 최대 투자자이다.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공유 기업 그랩, 사무실 공유 기업 위워크, 중국 디디추싱, 영국 반도체 기업 ARM,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등 전 세계 혁신기업에 투자하며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다.

SVF의 최대 투자자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다. 지난 26일 이 부회장을 비롯한 국내 5대 그룹 총수들과 만난 빈 살만 왕세자가 손 회장과 일본에서 만나 공통된 투자 의제를 논의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손 대표와 이 부회장의 만남에서 구체적인 사업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손 회장은 2016년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에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이 부회장을 만나 IoT, AI 등 다양한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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