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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발급 수수료 5만원”…씨티銀, 고객에 비대면 ‘강요’
창구 통한 대면업무 회피
단순 서비스 신청 안받아


한국씨티은행 다동 본점. [씨티은행 제공]

국내 금융기관에 재직 중인 A씨는 최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씨티은행 영업지점을 방문해 국내외 겸용 체크카드 발급을 신청했다가 크게 당황했다. 창구 직원이 카드 발급 수수료로 5만원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 10년 넘게 일해온 A씨의 상식으로도 받아 들이기 어려운 요구였다. 대부분 은행들은 지점에 카드 재고가 있을 경우 발급 수수료를 안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카드 발급을 신청하면 며칠 걸리지만 수수료가 없다는 직원의 말을 듣고 A씨는 발길을 돌렸다.

한국씨티은행이 일반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기본적인 업무를 사실상 비대면으로 ‘강제’하고 있다. 엄청나게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예ㆍ적금 등 신규 계좌 개설의 경우 신청을 받지 않는 방향으로 응대하는 방법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법을 어긴 것은 아니고, 내부 지침에 따른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씨티은행 창구 직원들이) 부당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은 최근 몇 년간 국내 시중은행들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2017년 1분기 133개이던 영업점을 44곳으로 대폭 줄인 상태다. 현재 씨티은행 거래의 95% 이상이 전화와 인터넷, 모바일 등 비대면으로 처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면 채널 강화에도 씨티은행은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없다는 입장이다. 2014년 이후 명예퇴직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2017년 지점 통폐합 당시 박진회 행장은 “직원들을 비대면 영업센터로 재배치하되, 인력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영업지점에서 일반 고객들을 상대하던 직원들의 직무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대출 관련 업무만을 전담하거나 VIP 자산관리 업무에 집중적으로 배치되는 형태다.

실제 씨티은행은 2015년부터 자산관리(WM)센터를 7곳, 여신영업센터 4곳 등을 신설했다. 가장 최근에 세워진 분당센터의 경우 경기 남부지역 VVIP 고객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6개의 ‘씨티골드 프라이빗 클라이언트 상담실’과 ‘15개의 ‘씨티골드 상담실’ 을 운영 중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직원들의 직무가 바뀐 것은 사실이지만 인력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며 “기존에도 95% 이상이 비대면으로 거래된 상황에서 고객들에게 더욱 편리한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창구에서 모바일 거래를 안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승환 기자/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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