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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30 트럼프·김정은 만남…세계가 주시한 31시간 54분 드라마
“오랜 세월 불신과 오해, 갈등과 반목의 역사를 간직한 판문점에서 화해와 평화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음을 보여줬다”.

북한 관영매체들이 1일 평가한대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6ㆍ30 판문점 회동은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세계사의 한 장을 새로 썼다. 장면 장면마다 역사상 처음이란 수식어가 붙은 6ㆍ30 판문점 회동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전 7시51분께 올린 트위터 글에서 출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소식을 알리면서 “그곳에 있는 동안 김 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나는 비무장지대(DMZ)에서 그를 만나 악수하고 인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DMZ 회동을 전격 제안한 것이다.

이후 지난달 30일 오후 3시45분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 경계선 위에서 악수를 나누기까지 31시간54분여동안 남북미 외교라인과 정보라인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애초 판문점 회동 성사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았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복심’ 최선희 외무성 제1부부상이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호응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다만 시간 부족으로 인해 성사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직전 북한이 매우 호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면서도 “김 위원장을 만날 수도, 만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불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안갯속 형국은 트럼프 대통령 방한 뒤에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문 대통령과 청와대 만찬 전 “우리가 지금 일을 하고 있으니 지켜보자”며 말을 아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트윗 하나로 전세계를 뒤흔들었다”면서도 “성사되면 그야말로 역사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며 불확실함을 내비쳤다.

같은 시각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한반도보좌관은 만찬 대신 북한 측과 조율에 나섰다. 북미는 주한미군사령관이 사령관을 겸하는 유엔군사령부와 북한군 간 직통전화 채널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비건 대표는 헬기로 판문점으로 이동해 통일각에서 북한 측과 대면접촉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제1부상이 언급한 ‘공식제기’ 문서도 이때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이튿날에도 불확실한 상황은 지속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공식일정 시작에 앞서 트위터를 통해 DMZ에 갈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김 위원장과 회동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판문점 회동 성사 쪽으로 무게가 실린 것은 한미정상회담 시작과 함께였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에 동행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께서 한반도 군사분계선(MDL)에서 김 위원장과 악수한다면 그 모습만으로도 역사적인 엄청난 사건이 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판문점 회동 개최 소식은 문 대통령의 입을 통해 최종확인됐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정전선언이 있은 후 66년만에 판문점에서 미국과 북한이 만난다”며 “사상 최초로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분단의 상징 판문점에서 마주 서서 평화를 위한 악수를 하게 될 것”이라며 판문점 회동을 공식화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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