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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SJ “베트남, 미중 관세 우회로로 이용”
중국산 제품 베트남으로 원산지 불법 변경
트럼프 “가장 나쁜 착취자…中보다 더 나빠”
美 제재땐 베트남 ‘세계의 공장’ 야망 물거품


베트남이 미국의 대중국 관세 우회로로 이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 타깃으로 베트남을 지목, 중국을 대신해 ‘세계의 공장’ 자리를 차지하려던 베트남에 경고장을 꺼내들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십억 달러의 중국산 제품이 동남아 국가를 거쳐 원산지를 바꾸는 방법으로 미국의 대중 관세를 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베트남은 최근 중국으로부터 수입과 미국으로 수출이 동시에 급증하면서 핵심 우회로 역할을 하고 있다.

WSJ은 베트남세관총국 자료를 인용해 연초 이후 5월까지 베트남의 대미 컴퓨터ㆍ전자제품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71.5% 급증한 18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ㆍ같은 품목의 전세계 수출 증가율(13%)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또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컴퓨터ㆍ전자제품은 이 기간 5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0.8%늘었다. 역시 전세계 수입 증가율(19%)을 4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관세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제프리 뉴먼 변호사는 “베트남엔 많은 건물이 공장으로 지어졌지만 실제로는 중국산 제품을 임시 보관하고 재수출하기 위한 창고들”이라고 WSJ에 밝혔다.

미국은 대중 관세의 위력을 약화시키는 이 같은 불법 원산지 변경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 대변인은 최근 몇 개월 간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의 국가에서 중국산 제품의 불법 환적을 확인했다며 이를 계속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비즈니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베트남이 중국보다 훨씬 더 미국을 이용하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가장 나쁜 착취자’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중국과 무역분쟁이 마무리되면 다음 타깃은 베트남이 될 것이란 공개 경고다.

이미 미국은 지난해 5월 베트남의 냉간압연강 수출품 가운데 대부분이 중국 철강 제품이라며 250% 이상의 상계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미중 무역분쟁을 틈타 제조산업을 적극 유치해 베트남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키려던 베트남 정부는 즉각 미국 달래기에 나섰다.

베트남은 이미 일본 샤프 전자의 노트북PC 생산공장 유치에 성공했으며 폭스콘의 TV생산공장 설립을 논의하는 등 중국을 떠나는 기업 잡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가 현실화되면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공장 이전 행렬은 멈출 수밖에 없다.

앞서 베트남 정부는 지난 10일 중국산 제품을 베트남 산으로 속이는 행위에 대한 대대적 단속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농산물과 직물, 철강 등 10여종의 중국산 제품이 ‘메이드 인 베트남’으로 조작된 사례를 적발했다.

베트남 산업통산부는 “원산지를 속이는 행위는 베트남에서 제조된 상품의 명성과 경쟁력을 현저히 떨어뜨린다”고 밝혔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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