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北, G20 앞두고 연일 ‘담화 여론전’…“南 제집이나 챙겨라”
-北 외무성 美담당국장 이례적 대남비난 공세
-“美, 연말 시한부…올바른 셈법 가지고 와야”

북한은 27일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미국이 대화재개를 언급한다고 해서 북미대화가 열리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국을 향해서도 물밑 남북대화가 이뤄지는 것처럼 오도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5월 동해상에서 진행된 대구경 장거리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 화력타격훈련을 참관한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연일 담화를 발표해가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은 27일 담화를 발표하고 미국이 대화재개를 언급한다고 해서 북미대화가 열리는 것은 아니라며 ‘올바른 셈법’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담화는 또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남북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식으로 언급한데 대해 오도하지 말라면서 북미대화에도 참견하지 말라고 일축했다.

권 국장은 담화에서 먼저 “최근 미국이 말로는 조미(북미)대화를 운운하면서도 실제적으로는 우리를 반대하는 적대행위들을 그 어느 때보다 가증스럽게 감행하고 있다”며 “미국이 쌍방의 이해관계에 다 같이 부합되는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할 생각은 하지 않고 대화 재개를 앵무새처럼 외워댄다고 하여 조미대화가 저절로 열리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담화는 이어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서 이미 역사적인 시정연설에서 천명하신 바와 같이 조미대화가 열리자면 미국이 올바른 셈법을 가지고 나와야하며 그 시한부는 연말까지”라면서 “미국과 대화를 하자고 해도 협상자세가 제대로 되어있어야 하고 말이 통하는 사람과 협상을 해야 하며 온전한 대안을 가지고 나와야 협상도 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런데 미국이 지금처럼 팔짱을 끼고 앉아있을 작정이라면 시간이 충분할지는 몰라도 결과물을 내기 위해 움직이자면 시간적 여유가 그리 많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가 결코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권 국장은 한국을 겨냥해서도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권 국장은 “저들이 조미관계를 ‘중재’하는 듯이 여론화하면서 몸값을 올려보려 하는 남조선 당국자들에게도 한마디 하고 싶다”고 운을 뗀 뒤 “남조선 당국자들은 저들도 한판 끼여 무엇인가 크게 하고 있는 듯한 냄새를 피우면서 제 설자리를 찾아보려고 북남 사이에도 여전히 다양한 경로로 그 무슨 대화가 진행되고있는 듯한 여론을 내돌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실상 문 대통령이 전날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뉴스통신사들과 가진 서면인터뷰에서 “남북 간에도 다양한 경로로 대화를 지속하기 위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 언급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라 할 수 있다.

담화는 아울러 “조미대화의 당사자는 말 그대로 우리와 미국이며 조미 적대관계의 발생근원으로 보아도 남조선 당국이 참견할 문제가 전혀 아니다”며 북미 비핵화협상과 관계개선 등을 둘러싼 대화에 관여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담화는 이어 “세상이 다 알고있는 바와 같이 조미관계는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와 미국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에 기초해 나가고 있다”며 “우리가 미국에 연락할 것이 있으면 조미 사이에 이미 전부터 가동되고 있는 연락통로를 이용하면 되는 것이고 협상을 해도 조미가 직접 마주앉아 하게 되는 것만큼 남조선 당국을 통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담화는 또 “남조선 당국자들이 지금 북남사이에도 그 무슨 다양한 교류와 물밑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광고하고 있는데 그런 것은 하나도 없다”면서 “남조선 당국은 제집의 일이나 똑바로 챙기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북한은 전날에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거론해가며 “조미 수뇌분들이 아무리 새로운 관계수립을 위해 애쓴다고 해도 대조선 적대감이 골수에 찬 정책작성자들이 미국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한 조미관계 개선도,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이틀 연속 담화를 발표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G20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실무접촉 재개에 대한 관측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선을 긋고 한미가 자신들에게 보다 유리한 결단을 내리기를 촉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shind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