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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내대표 ‘불추인의 역사’…대부분 리더십 위기
-나경원도 2017년엔 당시 원내대표에게 재협상 압박
-박영선, 세월호 특별법 합의과정에서 당 내외 비판
-김진표는 FTA, 홍준표는 미디어법, 천정배는 4개 개혁법
-당내 불추인의 역사…일부는 원내대표직 사퇴까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6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북한선박입항 진상조사단 회의에서 김영우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원내대표가 당내 의원에게 자신이 도출한 합의안을 추인받지 못하는 ‘불(不)추인 사태’는 과거에도 있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 김진표ㆍ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불추인 이후 리더십 위기를 맞았고, 일부는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이번에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당내 불추인 리스크에 직면했다.

2017년 말 열렸던 한국당 의원총회에서는 나 원내대표가 당시 원내대표인 정 의원을 압박하는 목소리를 냈다. 정 의원이 가져온 예산안 관련 합의 사안에 대한 불만이었다. 나 원내대표는 정 의원을 향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역주행하는 결정”이라며 “원내대표 합의는 의총의 추인을 받지 않으면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 그간의 국회 관행이었던 만큼 파기 선언을 하고 재협상을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정 의원이 예산안 협상과정에서 공무원 증원과 법인세 인상 문제에 유보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 문제가 됐다. 나 원내대표의 재협상 요구에 정 의원은 어차피 그건 불가능한 얘기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결국 예산안에 대한 ‘당론 반대’ 결론만 냈다. 당시 원내대표 임기가 열흘가량 남았던 정 의원 책임론이 거세게 일기도 했다.

중소벤처기업부 박영선 장관이 26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9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박영선 의원은 세월호 특별법이 문제가 됐다. 그는 2014년 8월 세월호 특별법을 보수진영과 합의하는 과정에서 당 내외의 비판에 직면했다. 7명의 특별검사추천위원회 구성에서 당연직을 제외한 국회 추천 몫 4명을 여야 각각 2명씩 동수로 합의했다는 이유였다. 이후 당시 여당 몫 2명을 야당과 유가족 사전동의 조건 아래 선정하는 합의를 하기도 했지만, 또다시 의원총회에서 거부당했다.

세월호 특별법 합의는 이에 9월 30일이 돼서야 이뤄졌다. 8월 합의 내용을 인정하되 특별검사 후보를 여야 합의로 4명 제시하기로 했다. 나름의 이중장치로 해석됐다. 그러나 유가족 및 당내에서 ‘적과의 동침’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합의안이 추인된 지 이틀후 박 의원은 당 의원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원내대표직, 그 짐을 내려놓으려 한다”며 사퇴했다.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로 당내 비판에 휩싸였다. 2011년 김 의원은 한미 FTA 비준안 협상안을 의원총회에 부쳤지만 부결됐다. 그는 앞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야당이 되니 또 (FTA 반대) 강경론이 득세했다”며 “비준반대는 자살골이라며 찬성을 밀어붙이니 당내에서는 ‘한나라당 2중대다, X맨이다’는 말이 나왔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홍 전 대표는 미디어법 협상 과정에서 비슷한 일을 겪었다. 2009년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미디어법 합의안을 의원총회에 부쳤지만, 추인받지 못했다. 2004년 연말에는 이른바 ‘4대 개혁법안’ 처리를 놓고 한나라당과 합의해온 천 의원의 협상안이 열린우리당 의원총회에서 반대에 직면했다. 합의안이 의원총회에서 부결된 이후 천 의원은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나 원내대표 역시 이번 불추인 사태로 곤란한 처지가 됐다. 그는 지난 24일 국회 파행 80일 만에 ‘정상화 합의문’을 마련했지만, 의원총회에서 거부당했다. 합의안에 찬성한다는 견해를 밝힌 의원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우 한국당 의원은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합의문에는 줄기차게 주장했던 경제청문회나 최근 북한 선박 관련된 국정조사 요구 등이 하나도 들어가 있지 않다”고 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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