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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축장 끌려와 전기충격·채찍질 학대…美동물단체가 고발한 '한국 경주마들의 최후' 영상

미국 동물보호단체 페타가 유튜브에 공개한 한국 제주도의 한 도축장에 실려온 경주마를 구타하는 모습. [페타 유튜브 영상 캡처]

[헤럴드경제=이운자 기자] #1. 도축장 안으로 안 들어가려 하는 말들의 얼굴을 긴 막대기를 이용해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가하는 작업자.

#2. 다른 말이 전기충격기를 맞고 기절해 다리가 묶인 채 들어 올려지는 과정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면서 겁에 질린 듯 뒷걸음질 치는 말들.

미국의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는 21일 "앞서 10개월에 걸쳐 제주축협 도축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공개한 데 이어 이번에는 기존에 공개하지 않았던 부분을 추가로 공개한다"며 "말들이 악랄하고 불법적인 구타를 당하고, 다른 말이 보는 앞에서 도축이 이뤄지는 장면도 있다"고 밝히며 위의 도축장 학대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현재 제주서부경찰서에는 도내 도축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경주마들의 비극적인 최후와 관련한 실태 고발 건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페타 측이 추가로 고발한 영상에는 지난 2월27일 유명한 씨수말 '메니피'의 자마인 '포스타'가 거칠게 도축시설 안으로 내몰리는 장면을 함께 공개했다. 자마의 비극적 운명과 함께 아비인 씨수말 메니피의 잔인한 최후도 함께 전했다. 지난 13일 오전 렛츠런팜 제주 교배소에서 교배 직후 쓰러져 폐사한 메니피 처리에 대해 마사회는 "화장할 예정"이라고 밝히는 모습도 담겼다.

페타 측은 "정부 기관의 도축 기록에 따르면 메니피의 후예 22마리가 도축됐으며 포스타는 이중 한 마리였다"고 전했다.

페타와 생명체학대방지포럼은 앞서 지난달 경주마를 때리고 같은 종류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도살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제주축협과 작업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페타 측은 고발과 함께 지난달 3일 경주마 도축장 현장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고, 이 영상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공분이 일었다.

페타 측은 "이 사건을 계기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가 경주마 은퇴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상황이나 어떤 방향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될지에 대해서는 발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캐시 기예르모 페타 수석부총재는 "한국마사회는 미국의 더러브렛 사후복지협회기준을 본보기로 종합적 경주마 퇴역체계를 디자인해야 한다"며 "마사회가 말고기 산업을 포기하기 전에는 국제사회에서 한국 경마산업은 정육점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창길 생명체학대방지포럼 대표는 "이번 사건으로 국제적 관광지 제주도의 이미지가 더럽혀졌다"며 "동물보호법 위반 사례에 대해 책임 있는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yi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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