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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술은 돈 주고 살 수 있지만 브랜드는 어려워”
‘철저한 브랜드주의자’ 문경안 회장
선진국 中企, 모두 자기 브랜드 보유
무형자산 시대…브랜드 가치 높여야

“기술은 돈을 주고 사기 쉬워도 브랜드는 돈 주고 사려면 무척 비싸다. 일례로, 삼성 휴대폰이 대부분 베트남에서 만들지만 해외에서 비싼 값에 팔린다. 메이드 인 베트남(Made in Viet Nam)이란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삼성이 개발하고 디자인했다는 사실에 그 값을 지불하는 것이다. 건물, 토지, 기계 등 유형의 자산이 중요한 시대가 아니다. 브랜드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 우리 스스로의 브랜드를 키워야 한다. 우린 그게 없다.”

“브랜드가치 육성에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기업의 가치는 곧 브랜드가치로 평가된다. 브랜드를 키우면 이를 인정해줘야 한다. 볼빅은 브랜드가치 평가로 상장하는 첫 번째 기업이 되고 싶다. 현재 코넥스에 상장돼 있는데 코스닥시장 이전이 목표다.”

“단기적으로는 기술평가가 우선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브랜드가치는 무한대다. 중국이 제조능력을 갖춰가자 세계적으로 이름난 브랜드 인수에 혈안이 돼 있다. 자동차, 가전, 정보통신, 패션 등의 분야에서 중국 업체들 인수합병이 왕성하지 않은가. 브랜드와 제조능력을 결합하면 세계를 주무를 수 있다는 계산이 있기 때문이다. 무서운 나라다.”

“우리나라의 기업 평가는 아직 자산 중심 평가에 머물러 있다. 고리타분하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지식재산과 특허, 브랜드 등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기업가치 평가 때 적절한 브랜드가치 평가가 필요하다. 유형자산보다 무형자산이 더 중요한 시대가 4차 산업혁명시대 아닌가. 국가 R&D자금 배정 때 일부(20∼30%)라도 해줘야 한다. R&D 못지 않게 브랜드파워 키우는데 엄청난 돈이 든다. 기술기업이 아닌 우리 같은 브랜드사업의 경우 이런 자금을 쓸 방법이 없다. 기술이 중요하다지만 브랜드는 그 위에 있다.”

문경안 볼빅 회장은 ‘브랜드주의자’다.

볼빅 외에도 비엠스틸이란 철강소재 기업을 경영하고 있지만 브랜드가치는 비단 소비재에만 해당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스포츠용품, 패션, 문화콘텐츠 사업만 브랜드를 먹고 사는 게 아니란 것.

그는 독일을 예로 들었다. “독일에는 OEM 기업이 없고, 중소기업들도 모두 자기 브랜드를 갖고 있다. 이처럼 선진국들은 하나같이 브랜드를 키우는데 혈안이 돼 있다. 기술은 추월당할 수 있어도 한번 키운 브랜드는 오래간다”고 했다.

문 회장은 최근의 기업의욕 저하에 대해서도 자신의 브랜드론과 연결시켰다.

그는 “국가브랜드는 민간기업 브랜드의 총합이나 다름없다. 삼성 LG SK 등 기업 브랜드가치가 떨어지면 국가 브랜드도 추락한다. 흔히들 말하는 국격이란 게 그런 것 아니겠나. 즉, 기업을 홀대해서 잘 된 나라는 없다”고 설파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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