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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닭요리, 어디까지 먹어봤니?
전 세계 맥도널드 매장 수를 합친 것 보다 치킨집이 더 많은 한국이지만 1인당 연간 닭고기 소비량은 세계 20위권이다. 미국, 브라질, 싱가포르, 남아공, 중동의 여러 나라들이 우리보다 많게는 2~3배 이상의 닭고기를 소비한다. 종교적 이유를 넘어 지금 지구촌은 치킨 열풍이다.

‘누들로드’ ‘요리인류’ 등 세계 각국의 다양한 식문화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온 이욱정 PD는 왜 인류가 닭을 이처럼 많이 먹게 됐는지, 또 세상에는 얼마나 다양한 닭요리가 있는지 흥미로운 치킨 탐사에 나선다.

저자는 우선 닭이라는 야생의 새가 어떻게 인류 최대의 가축이 됐는지 뿌리 찾기에 나선다. 1800년대 호주에 유럽인들이 닭을 들여오기 전, 닭을 대신했던 에뮤 농장을 찾은 저자는 닭의 조상에 한발 다가간다. 180센티미터가 넘는 키에 60킬로 미터에 달하는 새 가운데선 타조 다음으로 큰 에뮤는 다 크는 데 3년, 알이 부화하는데 60일이 걸린다. 거대한 몸짓에 공격적 성향 등은 에뮤가 가축이 되지 못한 이유다. 닭 못지 않은 담백함과 고소함을 자랑하는 에뮤 요리 체험도 눈길을 끈다. 저자는 인도네시아 자바섬 정글에서 닭의 조상인 야생 들닭의 하나인 녹색야계를 포착하는데 성공한다. ‘800미터는 족히 날아오른다‘는 녹색야계는 아열대림, 열대림, 관목지 등에 서식하며, 닭장에 가두면 제 성질을 못 이겨 금방 죽어버린다.

신들의 섬 발리에서 닭은 희생제물이다. 저자는 포유류가 아닌 닭이 선택된 건 죄의식을 덜어줄 어중간한 닭의 위치 때문이 아닐까고 짚는다.

각국의 독특한 닭요리는 군침이 돌게한다. 인도네시아의 코코넛을 이용한 닭 요리, 인도의 유명한 탄두리 치킨 등 고유한 요리를 맛보고, 고대 로마인의 닭요리를 재현해내기도 한다, 자메이카에선 저크치킨의 슬픈 유래와 밥 말리를 필두로 한 레게 문화와의 연계, 미국 뉴올리언스의 ‘프라이드 치킨’, 진짜 소울 푸드의 역사를 흑인 노예사와 함께 조명한다. 닭과 인류가 함께 해온 문화사라 할 만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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