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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중년의 은둔형외톨이’…사회로 복귀시킬 대책마련 시급하다

  • 기사입력 2019-06-1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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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일본 도쿄 인근 가와사키 시에서 발생한 무차별 흉기 난동 사건이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와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50대 초반인 범인은 스쿨버스를 기다리던 어린이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20여 명의 사상자를 내고 자살한 ‘전형적 은둔형 외톨이’였다. 이후 또 하나의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을 접한 일본 전 농림수산성차관을 지낸 구마자와 히데아키가 중학생때부터 30여년이 넘게 ‘은둔형 외톨이’로 살아온 44세의 아들을 흉기로 살해한 것이다. 아들이 집 근처 유치원생들의 등하교시간이 시끄럽다는 이유로 심한 적개심을 보여 유사한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한국도 남의 나라 얘기는 아니다. 대법원은 지난 11일 침대 설치 문제로 다투다 아버지와 누나를 살해한 20대 ‘은둔형 외톨이’인 김 모씨에게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집 안에만 칩거한 채 사회적 접촉을 거의 없던 김씨는 자신의 방에 아버지가 침대를 설치하자 이를 부수며 난동을 부렸고, 자신을 나무라는 누나와 아버지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강서구PC방 살인사건의 경우도 가해자의 고교동창이 SNS를 통해 가해자의 학창시절을 거론하며 ‘은둔형 외톨이’였다고 언급해 그것이 사건의 본질이냐는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히키코모리’는 일본에서 1990년대 처음 생겨난 용어다. 일본 내각부가 내린 ‘히키코모리’의 정의는 6개월 이상 집 밖에 나가지 않으면서 일하지도 학교도 가지 않으며, 가족 이외의 사람과 교류가 없는 사람을 말한다. 일본의 경우 현재 인구의 1% 정도인 12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초반에는 별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1990년대 중반 경기침체와 맞물려 취업에 실패한 ‘은둔형 외톨이’들이 대거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중년이 된 히키코모리’의 범죄 등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심각성을 느낀 일본 정부가 올해 처음으로 40∼64세 중장년 외톨이들을 조사해 보니 전국에 무려 61만여 명으로 추산됐다고 한다. 이들이 의지하는 유일한 대상은 부모였지만 부모 세대가 인생을 마무리할 시점이 되고 이들을 부양하고 컨트롤 할 수 없게 되면서 그야말로 ‘시한폭탄’같은 존재가 돼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정확한 통계조차 없다. 2005년 민간단체인 한국청소년상담원과 ‘한국형 히키코모리’를 연구해온 동남정신과 여인중 원장이 약 30만∼50만명 정도로 추산한 사례, 그리고 지난해 건강보험공단 자료에서 우울증이나, 취업상태 등을 토대로 20~40대의 잠재적 은둔형 외톨이가 21만명 정도 될 것이라는 추정치가 있을 뿐이다.

‘히키코모리’가 만들어지는 배경은 다양하지만 선천적인 성향의 비중은 낮다고 알려져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지난 5월 30일자 기사에서 “버블 경제 붕괴 후 경기 후퇴여파로 ‘취직빙하기’로 불렸던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약 10여년 간 대학 졸업후 취업을 못한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의 사람들이 자신감을 잃고 현재까지 ‘히키코모리’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역시 IMF외환위기를 겪고 1990년대 말부터 ‘방콕족(방안에 틀어박혀 사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이후 경기침체와 맞물리면서 이들이 ‘중년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가는 것도 일본의 사례와 유사하다.

사회 구성원들의 걱정은 이들의 범죄 가능성이다. 전문가들은 ‘은둔형 외톨이=폭력적’이라는 사회적 낙인찍기는 오히려 이들을 고립시켜 더 큰 사회문제를 양산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조현병과 마찬가지로 이들의 범죄율도 일반인과 비교하면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대검찰청의 범죄 통계를 보면 2017년 전체 범행 145만7544건 중 정신이상자가 저지른 범행은 8535건(0.59%)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이들에게 외부 활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억지로 외부 활동을 강요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충고한다. “이들이 겪은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게 중요하고 그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상처를 보듬어 자신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뿌듯함과 자신감을 계속해서 심어줘 학습된 무기력을 고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우리 청년들이 더이상 ‘은둔형 외톨이’로 계속 축적되가는 현실을 막을 보건당국의 적극적인 노력과 관련법안 마련 등의 사회적 논의가 시급한 시점이다. 

김태열 소비자경제섹션 리얼푸드팀 부장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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