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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자리 창출…하고 싶어도 못하는 은행권
디지털금융 IT인력 공급 난망
비대면 추세 은행 취업자수↓
핀테크 인수 제도개선 필요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금융당국이 사실상 강제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에 은행권이 고민에 빠졌다. 핀테크 시대에 IT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지만 전문 인력 수급이 여의치 않다. 비대면 영업이 대세인 상황에서 전통적인 은행 업무를 맡을 인력 늘리기도 부담이다. 금융위원회는 은행이 직간접적으로 고용을 얼마나 창출했는지 계량적으로 평가해 우수사례를 8월 중 공개할 예정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업계에선 디지털 금융 활성화에 필요한 전문인력의 공급ㆍ양성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높다. 실제 국내 한 대형은행은 작년 IT 전문인력 채용목표치의 70% 정도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모바일 거래, 로보어드바이저 등 다양한 디지털 금융서비스가 경쟁적으로 도입되면서 상당한 규모의 신규 연구개발 인력 수요가 있지만 관련 학과의 부재 등으로 전문인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 자체적인 시스템도 IT 전문인력을 키워내기에는 역부족이다. 내부적으로 IT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시스템이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금융회사들이 진행하고 있는 외부 연수 프로그램은 금융권의 IT전문인력 수요를 뒷받침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크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외부 금융IT 교육 프로그램은 제조업 특성에 맞춰져 있고, 금융규제와 연관되지 않은 교육이 진행돼 중간 탈락률이 높은 실정”이라며 “기존 외부연수 프로그램은 1주일 안팎의 입문과정이 대부분이고, 빅데이터 분석 실습 등 핵심과정은 최근 개설 내지 준비 중”이라고 지적했다.

기존 인력운영 지침이 디지털금융에 특화된 인력을 양성하는 데 발목을 잡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은행권은 본사와 영업장(창구) 인력의 순환(3년) 지침에 따라 IT 인력이 장기간 창구업무에 배치되는 현실이다.

은행권 ‘일자리 창출’의 핵심인 디지털금융 부문이 인력 수급에 문제를 겪으면서 은행권의 취업자수는 매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 외부용역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13만 6353명이었던 은행 취업자수가 작년 4000명 가까이 줄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채널이 강화되는 디지털금융 시대에 기존 은행 인력도 줄이는 상황”이라며 “은행권에서 직접 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은 IT분야가 사실상 유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일각에서는 IT 전문인력을 확충하기에는 금융권 내외부적인 환경이 열악한 상황에서 기존 핀테크 업체와의 적극적인 협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회사가 핀테크 업체를 인수할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길을 터줘야 한다는 논리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금융 분야에 특화된 IT인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확충시킬 방법은 현재로선 핀테크 업체를 인수하는 방법”이라며 “은산분리 완화 등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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