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인수되지 않는 국내 핀테크社…“기존 금융사 의존도 높아”
-지난해 글로벌 핀테크社 투자 123兆…65%는 M&A로 집행

-韓 핀테크기업 투자, 최근 4년 96건 그쳐…M&A 비중 10%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많은 글로벌 핀테크(금융+첨단기술) 기업들이 인수ㆍ합병(M&A) 등을 통해 성장경로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피인수 보다는 기존 금융회사에 의존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짙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직 수익모델이 검증되지 않은 성장 초기단계의 기업이 대다수이고, 그 결과 금융회사-빅테크-핀테크 회사의 경쟁 역시 치열해지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자료제공 금융감독원]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글로벌 핀테크 10대 트렌드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에서 벤처캐피탈(VC)이나 사모펀드(PE), 인수ㆍ합병을 통해 핀테크 회사에 투자된 자금은 총 123조원에 달한다. 이는 직전연도(56조원) 대비 약 120% 증가한 규모다. 투자 건수 자체는 2196건으로 2016년(1893건), 2017년(2165건) 대비 급증하진 않았지만, ‘메가딜’이 잇따라 성사된 결과다. 특히 실제 투자의 약 65%(금액 기준)는 인수ㆍ합병을 통해 집행됐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핀테크 기업이 국ㆍ내외 VC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사례는 최근 4년을 합쳐 총 96건에 그쳤다. 이 가운데 인수ㆍ합병의 방법으로 투자가 이뤄진 것은 10% 수준으로, 비중이 글로벌 평균의 6분의1에도 미치지 못했다.

금감원은 “글로벌 핀테크 기업은 인수ㆍ합병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빅테크’ 기업도 안정적 고객기반을 바탕으로 간편결제, 온라인대출, 인슈어테크 등 금융업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며 “국내의 경우, 인수ㆍ합병을 통한 핀테크 기업의 스케일업 경로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상태로, 핀테크 기업의 금융회사 의존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기존 금융회사에 대한 핀테크 기업의 의존도가 심화할 경우 중ㆍ장기적으로 기존 금융회사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시장 경쟁도가 떨어지면 금융소비자의 효용 또한 저하될 수 있다.

금감원은 금융시장 내 기업 간 경쟁을 촉진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금융회사의 핀테크 기업 직접투자를 허용하는 동시에, 모험자본의 핀테크 투자 활성화 정책 또한 병행해 추진하는 것이다. 현재 금융위는 금융회사가 출자할 수 있는 핀테크 기업의 범위와 ‘핀테크 기업’의 개념 정의를 명확화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금감원은 “핀테크 기업과 국내ㆍ외 투자자를 연계시키는 기회를 적극 마련해야 한다”며 “국내 스케일업 펀드규모를 확대하는 등 엑셀러레이터로서의 역할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 금감원은 핀테크 기업 스스로도 투자자 유치를 위한 확실한 수익모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전세계 인수ㆍ합병 등의 메가딜 추세는 투자자들이 사업초기 보다는 수익모델이 검증된 성장단계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선호함을 의미한다”며 “국내 핀테크 기업들은 아직까지 시장지배력 확장을 위해 적자를 감수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huma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