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성장 둔화+상당한 위험요인’ 반영
맬패스 “세계경제, 장ㆍ단기 상당한 도전 직면”
美만 성장률 ‘유지’, 유럽ㆍ중앙亞 대폭 ‘하향’
무역갈등 고조시, 내년 성장률 2.7%→1.7% 우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 [EPA]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세계은행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치 보다 0.3%p 낮아진 수치다. 글로벌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데다 상당한 위험 요인들을 반영한 결과다. 더욱이 미ㆍ중간 무역갈등이 심화될 경우, 내년 성장률이 1.7%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세계은행은 4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가 2.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초에 비해 국제 무역과 투자가 약화된 것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또 2020년 세계 경제는 2.7%, 2021년엔 2.9%의 성장률을 각각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보고서는 ‘고조된 긴장, 가라앉은 투자’라는 부제목을 달았다. 이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확대와 개발도상국의 부채 증가, 투자 감소 등으로 인해 글로벌 경제 성장이 둔화된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은행은 “올해 글로벌 성장은 계속 약화됐는데, 모멘텀은 여전히 약하다”며 “무역긴장의 고조와 예상보다 빠른 주요국들의 경제 둔화, 개발도상국의 재정적 압박 등 상당한 위험요인들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개발도상국과 신흥국들의 정부 부채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 국가의 투자는 감소해 향후 경제성장에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기업 신뢰도가 떨어지고 세계무역의 침체가 심화되고 있으며,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 대한 투자 부진이 나타나고 있다”며 “세계경제 전망이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 상당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빈곤 감소와 생활수준 향상을 위해서는 강한 경제성장이 필수적이지만, 현재 경제적 모멘텀은 취약하고 개발도상국의 부채 수준 상승과 투자 감소로 인해 이들 국가의 잠재력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맬패스 총재는 “각국이 기업 환경을 개선하고 투자를 끌어들일 수 있도록 부채 관리와 투명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미ㆍ중간 무역갈등이 심화될 경우, 세계 경제전망이 더욱 안좋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아이한 코세 세계은행 개발전망 국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무역긴장이 고조돼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될 경우,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현 2.7%에서 1.7%로 완전히 축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만 올 1월 보고서와 같고, 주요 지역 전망치는 일제히 하향 조정됐다.
미국은 올해 2.5% 성장률을 보인 뒤 내년에는 1.7%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동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은 5.9%로, 이 지역 성장률이 6%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또 유럽과 중앙아시아는 세계은행 전망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고 FT는 전했다. 이들 지역은 올 1월에 비해 0.7%p나 하락한 1.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 밖에 중국과 일본의 성장률은 올해 각각 6.2%, 0.8%로 전망됐다.
세계은행은 매년 1월과 6월에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간한다. 189개 회원국이 가입돼 있으며, 세계 빈곤 퇴치와 개발도상국 지원을 주요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별도로 공개하지 않는다.
yeonjoo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