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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전쟁 장기화 가능성 낮다”…오바마 행정부 中정책 자문 앤드류 네이선 교수 인터뷰
3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만난 앤드류 네이선 컬럼비아대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제안한 1.2조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수입 약속을 받아들이고, 재선 레이스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승리’를 주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대선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 중국 측의 1.2조 달러 미국산 수입 약속 받아들일 것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중 정책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 연구원에서 만난 앤드류 네이선(Andrew Nathan) 컬럼비아대 정치학과 교수는 초(超) 긴장 상태의 오늘날 미중갈등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과거 버락 오바마 정권에서 중국정책 자문을 맡았던 미국 내 대표적인 중국 전문가로, 주 연구 분야는 중국 정치와 외교 정책, 비교정치연구, 인권 등이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인권연구센터 운영위원회와 기관감사위원회(IRB) 의장 겸 인문학부 집행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네이선 교수는 현재 미국의 여론이 대중 정책과 관련해 크게 세 분류로 나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첫 번째는 대부분의 학자들과 의회, 언론, 그리고 시민들이 속한 주류파로, 이들에게는 중국의 지적재산권 갈취, 외국기업에 대한 시장진입 봉쇄, 자국기업 지원 등이 중요한 문제다.

그 다음은 미중 무역전쟁이 오늘날 악화일로로 치닫게 되기까지 미국 측의 협상 키를 잡아온 ‘대중 강경파’가 있다.그는 강경파들이 매우 근본적인 변화를 원한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이 경제적, 기술적으로 의존도를 줄이고 궁극적으로 분리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이른바 ‘디커플링(decoupling)’이 그것이다.

네이선 교수는 “강경파들은 중국에 대한 투자와 무역을 줄이고, 기술 역시 분리돼야 한다고 주장한다”면서 “가령 우리는 우리의 5G를 가질 테니 너희는 너희의 5G를 가지라는 것이 이들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주류와 강경파 이후 제 3지대에는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있다. 그의 관심사는 무역 적자 해소에 집중돼있다는 것이 네이선 교수의 설명이다. 실제 무역 협상 초기에 중국은 미국에게 1조 2000억 달러(한화 약 1416조원)의 미국산 제품 수입을 약속한 바 있다. 네이선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제안에 매우 관심을 보였지만, 강경파인 협상단이 더 ‘근본적인’ 변화를 원하면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오히려 중국이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여러 조건을 걸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네이선 교수는 오늘날 미중 무역전쟁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당장 2020년 미국 대선이 눈 앞에 있다. 네이선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중국이 약속한 1조 2000억 달러의 미국산 제품 수입 약속을 받아들인 후, 일련의 무역전쟁의 종식을 선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이선 교수는 “중국이 자국 기업 보호 정책 등을 포기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고,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산 제품을 수입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대통령은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을 지언정,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1조 2000억 달러를 벌었으며 이는 곧 미국의 승리를 뜻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선 교수는 무역전쟁이 끝나면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정책이 다시 주류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차후에는 주류가 다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각종 이슈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다시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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