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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지럼증·호흡곤란·실신까지…심장 느리게 뛰어도 위험
#경기도에 사는 김모(55)씨는 가끔씩 갑자기 눈앞이 캄캄하고 어지러우며 숨이 찰 때가 있다. 처음에는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단순한 빈혈로 생각했는데 증상이 나타나는 주기가 점차 짧아지자 동네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큰 병원 심장혈관내과를 방문해볼 것을 권유했다. ‘어지럼증과 심장이 무슨 상관이지?’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의사의 말에 따라 방문한 종합병원에서 김씨는 심장이 느리게 뛰는 ‘서맥’ 진단을 받았다.

서맥성 부정맥은 분당 60~100회를 뛰어야 하는 심장 박동이 분당 50회 미만으로 느리게 뛸 때를 말한다. 분당 50회 정도의 경미한 서맥은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분당 40~45회 미만이거나 수 초 이상 심장이 멈춰서는 심한 서맥은 어지럼증, 실신, 운동시 호흡곤란과 같은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부정맥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13만9618명 중 서맥성 부정맥 환자는 9048명에 불과할 정도로 환자가 많지는 않다. 하지만 환자가 적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까닭에 실제로는 심장에 문제가 있음에도 무기력증이나 어지럼증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진은선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서맥성 부정맥을 방치하면 뇌를 비롯해 주요 장기에 산소 공급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어지럽거나 눈앞이 깜깜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며 ”이외에도 맥박이 느리게 뛰는 것 같이 느껴지면 반드시 심장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맥은 주로 심장 박동이 만들어지는 부위인 동결절이 약해지거나(동기능 부전), 심방과 심실이 연결되는 전기통로가 약해져(방실차단) 생긴다. 혈관 질환, 약제에 의해서 생기는 일시적인 서맥은 원인만 제거하면 없어지지만 대부분의 서맥은 노화와 같이 심장 기능이 약해져서 생긴다. 하지만 약해진 동결절을 정상화해주는 약물치료는 없다. 또한 방실차단은 심방과 심실 사이에 전기를 전달하는 방실결절 부위가 약해지면서 전기가 잘 전달되지 않아 서맥이 발생한다.

진 교수는 “맥박이 심하게 느려지면 쓰려지거나 폐부종으로 심한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으므로 심장 안에 전깃줄을 넣어 느리게 뛰는 심장을 정상속도로 뛰게 해주는 인공심장박동기 시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맥은 노화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령 환자가 많이 시술 받는다. 시술법은 주로 왼쪽 앞가슴 부위를 약 3cm 정도 열어 피부 밑에 납작한 기계를 넣어두고, 기계에 연결된 전깃줄을 혈관을 통해 심장 안에 넣어 두는 것으로 끝난다. 진 교수는 “전신마취가 필요한 수술도 아니고 심장을 여는 수술도 아니기 때문에 시술 자체의 위험도는 낮은 편”이라며 “서맥은 순간적으로 심장이 수 초 이상 멈춰 정신을 잃고 쓰러질 수 있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고령이라는 이유로 시술을 미루지 말고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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