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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스트롯’ 이들은 어디 있다 이제 나타났나?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의 마지막회 시청률이 무려 18.1%를 기록하며 종편 사상 최고 예능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갈수록 TV는 올드미디어가 돼가고, 인터넷과 유튜브 등의 SNS에는 재밌는 콘텐츠(동영상)들이 널려 있는데, ‘어르신’에 대한 배려는 부족하다.

TV에는 ‘가요무대’ ‘전국노래자랑’ ‘국악 한마당’ 정도 있지만 몇십년째 똑같은 형식을 반복하고 있다. 밖으로 나가면 비슷비슷한 지자체 축제다.

중장년층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한데도, 아무도 하지 않고 있었다. 사실 TV를 보는 사람은 나이 든 사람들이 많은데도 그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없다는 사실이 이상할 정도였다. 그것을 ‘미스트롯’이 했다. 중년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한번 격하게 반응했다. ‘노인 프듀’라는 말까지 나왔다. 여기에 젊은 시청자까지 가세했으니, 시청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

‘내일은 미스트롯’ 제작진은 처음에는 엠넷 ‘고등래퍼’에서 힌트를 얻어, 트로트를 부르는 젊은 친구들의 허세(스웨그)가 담긴 ‘고등트로트’ 스타일을 구상했다. 하지만 막상 참가자들을 구하는 과정에서 실력있는 재야의 트로트 가수와 지망생들이 너무 많아 컨셉트를 바꾸었다고 한다.

‘미스트롯’ 출연자들은 모두 개인사업자다. 프로그램 이전과 이후가 많이 달라졌다. 행사 요청이 크게 늘었다. 출연료도 크게 뛰었다.

‘미스트롯’ 톱5인 송가인(1위), 정미애(2위), 홍자(3위), 정다경(4위), 김나희(5위)를 만났다. 이들은 미스트롯 전국투어 콘서트를 다니며 인기를 실감하고 있었다. 기자는 물었다. “다들 어디 있다 이제 나타났어요?”

“모두 활동하고 있었다. 태진아 같은 선생님들은 방송용, 우리는 미방영분으로 활동하고 있었다”(송가인)

이들은 모두 각자 트로트를 부르고 있었다. 우리에게 안보였을 뿐이다. 그들은 내공을 갈고 닦아 기회를 잡았다. 왜 이렇게 인기가 있는지도 물어봤다.

“저희들은 현실적인 느낌, 일반인 느낌이 들어 더 좋아해주신 것 같다”(정미애)

“많은 사람이 알아봐 주신다. 저는 세미 트로트가 아닌, 정통 트로트를 계속 해왔다. 중년들이 어렸을 때 듣고 자란 걸 제가 부르니 예쁘게 봐주시는 것 같다”(송가인)

“저는 사이다 목소리?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저의 목소리로 뻥 뚫어준다고 하시더라. 저는 전공이 춤이어서, 무대에서 좀 더 다양함을 보여주려고 했는데, 이를 사랑스럽게 봐준 것 같다”(정다경).

“새로운 도전과 꿈꾸는 무대? 저를 통해 희망을 보셨다는 분들이 계셨다”(김나희)

“목소리의 슬픈 감성을 좋아해주시는 분이 있다. 무대를 임하는 자세에서 살아온 삶이 투영된다고 본다. 제 목소리와 무대, 자세를 팬들이 좋아해준신다”(홍자)

이들은 각자의 세계에서 각고의 노력을 거쳐 이제야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우승자인 송가인은 판소리를 15년간 익힌 후 트로트 가수가 됐다. 아이 셋을 키우는 ‘슈퍼맘’ 정미애는 원래 민요를 전공했고, 5년간 ‘히든싱어 이선희 모창가수’로 활약했다. 김나희는 개그우먼 출신이다.

“국악은 무료 공연을 해도 사람들이 잘 안온다. 트로트를 해도 설 자리가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꿋꿋하게 하다보면 언젠가는 되는 날도 오는 것 같다. 다들 희망을 잃지 말기를 바란다”(송가인).

“민요가 인기가 없다보니 퓨전으로 방향을 전환 하는 경우도 봤다. 트로트도 마찬가지다. 포기하지 말고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안을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정미애)

“행사를 1년간 다녀 분위기를 띄웠다. 이제는 꼭 무대에서 인정받고 싶다.”(정다경)

김나희는 개그맨으로 다닐 때보다 행사비가 몇배나 올랐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도 김나희의 이 말에 고개를 끄덕 끄덕했다. 앞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싶은지도 물어봤다.

“옛날 노래치고 안귀한 게 없다. 힙합가수(송민호)가 자신의 노래에 ‘소양강 처녀’를 넣는 걸 보고 놀랐다. 고전을 현대화시켜 콜라보도 해보고 싶다. 온국민에게 사랑받는 가수가 되고싶다”(송가인)

“군대에서 인기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 것은 내 착각이었다. 군인들이 아줌마도 좋아해주시더라. 감성이라는 게 외모만이 아니었다. 나는 최진희 선배를 좋아하는데, 트로트라고 해서 꺾기가 다가 아니다. 그렇게 나만의 트로트로 사랑받고싶다”(정미애)

“정통 보다는 세미 트로트, 밝고 에너지 있는 트로트, ‘아모르 파티’ 같은 젊은 친구들도 좋아할 수 있는 트로트를 하고싶다. 자작곡도 만들고 싶다”(김나희)

“발라드와 트로트를 알릴 수 있어 좋았다. 심수봉 선배 같은 여운 남는, 감성 트로트를좋아한다.”(홍자)

“트로트에 K팝 댄스를 접목해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 뮤지컬이나 연기도 하고 싶다.”(정다경)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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